본격적 고추 수확철을 맞아 지난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고추가격이 올해도 계속 이어질지를 둘러싸고 생산농들의 기대감과 농협 가공공장들의 말 못할 고민들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홍고추 경매에 나선 북안동농협 고추 경매장에서는 1㎏당 최고 3천210원에 낙찰되는 등 올 해도 만만찮은 고추 가격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이 농협 농산물집하장에는 12t가량의 홍고추가 쏟아져 나왔으며 1㎏당 평균 2천600원 정도에 낙찰됐다. 이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1천~1천500원 정도 낮은 가격이지만 예년 평균가격 1천500원 선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다.
홍고추 경매가격을 둘러싸고 생산농들은 올해도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반면 농협과 중도매인들 사이에서는 전국 생산량 증가 등을 이유로 점차 가격 하락을 점치고 있다.
고추농 권정환(63'안동시 풍산읍) 씨는 "고유가 등으로 건고추 가격이 600g(1근)을 기준으로 7천원 이상 받아야 한다"며 "오늘 같은 가격이라면 지난해보다는 턱없이 낮지만 그런대로 기대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이 같은 고추 가격에 대해 남안동농협과 남영양농협 등 군납 고춧가루 가공공장들은 말 못할 고민이 쌓이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고가로 국회 차원에서 고춧가루 1㎏당 계약금을 당초 1만3천200원에서 2만4천500원으로 인상 조정했던 군납가가 올 5월 말로 종료되면서 6월 들어 1㎏당 평균 2만500여원으로 4천원 정도 낮은 금액으로 재계약한 것. 햇고추를 가공할 10월까지는 지난해 높은 가격에 수매한 고추로 가공할 수밖에 없는 농협들로서는 3개월 동안 입게 될 수억원의 적자를 햇고추 수매와 기공을 통해 보상받아야 하는 형편이라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협 고춧가루 가공공장 관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군납 고춧가루 가공으로 수십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앞으로 3개월 동안에도 8억여원 정도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며 "조합원과 농민들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이 반갑겠지만 농협 가공공장 입장에서는 고민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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