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임주은(22'여) 씨는 지난달부터 이용하고 있던 스마트폰의 정액제를 월 5만2천원에서 6만2천원 요금제로 바꿨다. 음성통화와 문자는 5만2천원 요금제에서도 충분했지만 데이터가 부족해 추가요금을 내고 이용했기 때문이다. 임 씨는 "노래와 동영상 재생을 많이 하다 보니 보름만 지나도 데이터 사용량이 바닥나 요금제를 바꿨다"며 "하지만 음성통화와 문자 사용량은 더 많이 남으니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과 이통사들의 LTE 과열 경쟁으로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 중 사용하지 않는 음성통화, 문자메시지(SMS) 등으로 이동통신사가 연간 4조8천억원에 달하는 공돈을 가져간다는 주장이 나오고, LTE 마케팅 과열로 인해 이통사들의 할부지원금 제도도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정액제 미사용량 1만6천원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에 가입한 대학생들이 기본 제공 음성통화, 문자메시지(SMS) 중 평균 1만6천원 상당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김희정 의원(새누리당)은 대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매달 미사용한 음성은 평균 115분, 문자는 평균 201건에 달한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이렇게 미사용된 음성, 문자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월평균 1만6천원이며, 스마트폰 전체 사용자가 2천50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통사는 연간 4조8천억원의 추가 이익을 가져간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월 5만4천원을 2년간 내고 매달 음성통화 300분, 문자 250건,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54요금제와 4만4천원을 내고 음성통화 200분, 문자 250건, 데이터 500MB(LG유플러스는 1천MB)인 44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추가적인 이익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스마트폰 요금제는 이미 요금 부담 경감을 위해 요금제에 따라 약 30~60%의 요금할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미사용량이 발생하더라도 이미 할인이 반영된 금액으로 통신사에 추가적인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KTOA는 또 "오히려 김희정 의원실의 조사 결과와 같이 기본료 5만4천원인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음성 115분, 문자 201건의 미사용량이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이용자는 스마트폰 요금제가 아닌 사용량 기반의 표준요금을 이용하는 경우에 비해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단말기 할부지원금 사라진다
이통사들이 가입자의 단말기 값 일부를 할부 기간에 나눠서 보조금으로 지원하던 제도도 폐지되면서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LTE 단말기에 대한 할부지원을 지난달 23일 중단한 데 이어 2'3세대(G) 단말기 가입자에게 제공되던 'T 할부지원금 제도'도 중단한다고 7일 밝혔다.
KT도 이번 달부터 롱텀에볼루션(LTE) 단말기 할부지원 제도를 폐지했다.
두 이통사가 할부지원을 중단한 것은 과도한 마케팅 지출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올 2분기에 전체 지출의 30% 수준인 9천600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다. 이 회사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천84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8%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천206억원으로 74.1% 줄었다.
KT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한 3천717억원, 순이익은 43.4% 감소한 2천380억원에 그쳤다. LG유플러스의 경우도 당기순이익이 321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이 역대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 상반기 이통 3사는 광고비로만 3천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VoLTE(LTE 음성통화)가 출시되면서 하반기에는 광고와 마케팅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이통사들 사이의 LTE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면서 통신사들도 버거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단말기 할부 지원 등 보조금을 줄이는 방법으로 부담을 덜어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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