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밋 롬니가 최근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을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부자인 롬니가 나이가 많고 전통적 보수주의자가 아닌 반면 라이언은 서민 출신으로 젊은 강경 보수주의자라는 점에서 상호보완적인 조합이라 할 수 있다. 롬니의 약점을 메워줄 깜짝 발탁이지만 지지율 상승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4년 전 대선에서 젊은 흑인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오바마는 이 점을 의식, 나이 많고 정치 경륜이 풍부한 백인 정치인 조지프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점찍었다. 재선에 나선 오바마가 바이든을 다시 택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과거의 경쟁자이자 백인 여성 국무장관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힐러리 클린턴으로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과거의 예를 보면 존 F. 케네디의 취약한 남부 기반을 보강해 준 린든 존슨이나 로널드 레이건의 부족한 공직 경험을 화려한 공직 경력으로 가려준 조지 H. W. 부시가 성공적인 러닝메이트였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참신함과 반전 효과를 노려 발탁했으나 말 실수가 잦고 정치적 감각이 둔한 것으로 드러난 댄 퀘일이나 세라 페일린은 조지 H. W. 부시와 존 매케인의 표를 깎아 먹어 실패작으로 끝났다.
우리나라는 자유당 시절의 정'부통령제 이후 러닝메이트제 선거가 없지만, 그것을 능가하는 이질동체의 정치 조합은 위력을 발휘했다. 1990년 민주당의 김영삼이 '3당 야합'이라는 비난 속에서 정당 통합을 통해 정권의 2인자가 된 후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1996년의 DJP연합도 이듬해 대선에서 김대중의 당선을 이끌어냈고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과 정몽준 역시 일시적으로 결합해 파괴력을 나타냈다.
이번 대선에서도 정치 조합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 쪽에서 보수 결집 후 중도와 진보를 아우른다는 정치 구상이 나오고 있고, 민주통합당에선 결선투표제의 후보 연대,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의 후보 단일화가 놓여 있다. 미국 대선의 정치 조합이 물리적 결합인 데 비해 우리나라 대선의 정치 조합은 화학적 폭발력이 잠재해 있어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우며 그만큼 더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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