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8년 48만명 찾던 덕실마을, 지금은 썰렁

대통령 고향도 레임덕?

권불오년(權不五年'대통령 임기 5년을 지칭)이라고 했던가? 임기말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가 급락하면서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도 크게 줄어 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했을 당시 치솟던 인기와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17일 포항시가 집계한 관광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2월 19일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날부터 31일까지 한 달도 안 된 불과 12일 만에 1만4천950명이 덕실마을을 찾았으며 취임 첫 해인 2008년에는 대통령의 초반 인기를 반영하듯 사상 최대인 48만1천415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그러다 광우병 사태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뒤 2009년 18만8천235명으로 반토막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 뒤로 계속 내리막을 달리기 시작해 2010년 13만8천915명, 지난해 13만759명, 올해는 지난 7월말 현재 6만9천433명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레임덕이 시작된 올해의 경우 월 평균 9천800여 명에 불과했으며 6, 7월은 이보다 더해 6천500여 명만 찾는데 그쳤다.

현재 덕실마을에는 이 대통령의 흔적을 느낄 수 있도록 영상실과 기념관 등이 갖춰진 연면적 411㎡의 2층짜리 덕실관과 이 대통령의 실물크기 포토존이 설치돼 관광객을 맞고 있다. 또 관광객들의 관람편의를 돕기 위해 관광해설사 등 3명의 공무원이 현장에서 안내를 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 대통령의 고향집도 복원해 올해말에 공개할 계획이다.

임기 초반만 해도 덕실마을은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관광객들마다 이 대통령 실물크기 포토존에 서서 사진을 찍거나 주변 흙을 담아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하면 썰렁하기까지 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대통령 고향마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대통령의 인기도와 비례하는 것 같다"며 "취임초와 달리 해마다 덕실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통령의 발자취가 묻어 있는 곳인 만큼 정치적 관점은 배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가차 자녀들과 함께 덕실마을을 찾은 박정훈(44'부산시 사직동) 씨는 "포항에 들렀다가 대통령 고향마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방문했는데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져 그런지 생각보다 너무 조용해 조금 씁쓸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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