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박근혜, 전태일 재단 헛걸음에도 계속 시도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거침없는 하이킥과 광폭 행보가 거듭되고 있다.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로 선정된 이후 박 후보의 변신은 예상을 넘어선 대선 캠프 조직과 재야 반대 세력을 향한 대통합의 행보로 드러나고 있다.

우선 27일 발표한 대선 캠프는 일단 '그 인물이 그 인물'이라는 범주를 뛰어넘었다.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감과 정치 혁신에 대한 기대치가 아직 대권 도전의 뜻도 내비치지 않은 안철수라는 인물을 대선판으로 끌어오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현실을 감안해서인지 대선 캠프의 간판들이 기존 새누리당의 한계를 벗어났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안대희 전 대법관이다. 박 후보가 직접 찾아가서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안대희 전 대법관은 기존의 청렴 강직성이 새누리당의 정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대법관 퇴임하자마자 정당행을 택한 것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대법관은 퇴임 후에도 일정 기간 정당에 가입하지 않는 게 대법관 시절 내린 판결의 신뢰를 가질 수 있을 텐데 그렇게 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박근혜 후보는 대선 후보 수락 직후 바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권양숙 이희호 여사와 환담한 데 이어 28일에는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박 후보가 후광이자 족쇄인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피해자들을 한번 만나려고 했다가 불발되었다고 해서 중단해서는 안 된다. 유신 시절 고난을 겪은 이들의 아픔을 끝까지 들어 주고, 어루만져 주고, 통합을 위한 설득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표를 얻기 위한 액션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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