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 새누리 밑바닥 민심 모르는 의원 많아" 김종인 위원장

새누리당의 대선 정책 컨트롤타워 격인 김종인(72)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30일 "양극화로 희망을 찾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정치권이 신뢰와 믿음을 줘야 한다. 사회정의가 구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초청 특강을 위해 이날 오후 대구를 찾은 김 위원장은 "국민의 역동성이 우리 경제를 일으키고 발전시켜 왔지만 지금은 사라져 간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았지만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를 해소하지 않고 어떻게 행복을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며 "경제 세력의 지나친 탐욕이 공동체를 불안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나라를 이끄는 사람은 사회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며 "선진국들도 자본주의를 수정해서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 내에서도 경제민주화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는 의원이 있다"며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은 공천장만 받으면 당선되는 비례대표성 의원이 많아서 밑바닥 민심을 이해 못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경환 대선 후보 비서실장과 이한구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도 "혼자서 인내하며 고독 속에 살아왔으니 탐욕은 없겠다 싶어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경제 세력에게 빚진 것도 없어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가 잘 되지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후보의 역사 인식과 관련해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아버지라는 생각을 떨쳐야 한다. 전직 대통령으로 공명정대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이미 조언했지만 부녀지간이라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때 장외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멘토로도 알려졌던 김 위원장은 안 교수에 대해선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의 지지도가 아직 유지되니까 대선후보군에 오른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지난해 안 교수를 만나서 정치를 하려면 총선에 출마하라고 권유했지만 안 교수는 '국회는 아무 것도 안 하는 곳'이라며 거부했다"며 "민주주의 의사결정 구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혹평했다.

김 위원장은 야권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는 "정당은 국민에게 한 약속과 기대를 저버리면 존재하기 힘들다"며 "민주통합당은 지난 대선을 계기로 결집력이 완화된 데다 새누리당 박 후보처럼 바로잡고 갈 인물이 없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부권 신공항과 관련해선 "인천공항 건설을 밀어붙였던 사람으로서 보면 신공항은 전문가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며 "표심을 얻기 위해서 정치권이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