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벌과의 전쟁, 몸으로 싸워 이겼다"

계명대 출신 두 청년 제갈현열'김도윤씨 극복기

지방대 출신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유명 광고대행사와 다국적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에 당당히 입사한 제갈현열(왼쪽) 씨와 김도윤 씨가 모교인 계명대 한학촌에서 함께 만났다. 계명대 제공
지방대 출신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유명 광고대행사와 다국적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에 당당히 입사한 제갈현열(왼쪽) 씨와 김도윤 씨가 모교인 계명대 한학촌에서 함께 만났다. 계명대 제공

"스무 살 때 정해진 대학(학벌)이 우리를 인생의 승자와 패자로 나누지는 못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그걸 나누는 건 우리가 무엇을 했느냐겠죠."

인정하기 싫지만 대한민국에서 학벌 없이 꿈을 이루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취업 준비생들이라면 더욱 절감할 얘기다. 제아무리 열심히 스펙을 쌓아도 학벌이라는 벽 앞에서, 더욱이 지방대 출신이라면 더더욱 높게 보일 벽 앞에서 좌절하기 일쑤다. '비정하지만 그게 현실'이라고 마냥 받아들여야 할까. 여기 학벌사회에 도전장을 낸 두 청년이 있다.

광고기획자를 꿈꾸던 제갈현열(30'계명대 광고홍보학과 졸업) 씨는 2개의 전공에 1개의 부전공을 평균 4.0이 넘는 성적으로 이수했다. 대학생 광고대회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고 각종 공모전 및 경연대회에서 43회 수상했지만 광고회사 인턴 지원서 접수조차 거부당했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모티베이터를 꿈꾸던 김도윤(31'계명대 경영학과 졸업) 씨는 각종 공모전 수상, 공개 강연 등의 활동으로 국회에서 지정한 '대한민국 국민대표 61인'에 뽑히고,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대기업 서류심사에서 그의 지원서는 다른 지원자들의 통과율보다 낮았다. 지방대 출신인 그는 이력서 경진대회에서 2등을 한 자기소개서를 가지고도 대기업의 관문을 뚫지 못했다.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 인턴 모집에 지원하려고 회사 홈페이지를 뒤져도 지원서가 보이지 않았어요. 전화를 해보니 회사 측에서 '학교가 어디냐'고 묻기에 답을 하자 '인턴 지원 가능한 대학교 중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제가 어떤 마음으로 광고공부를 했는지, 광고를 하는데 필요한 질문은 하나도 없었어요. 학벌 하나만 묻더군요."

학벌이 없어서 겪었어야 할 수많은 상처들. 두 청년은 "학벌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다면 무릎으로라도 뛴다"는 심정으로 20대의 긴 터널을 내달렸다. 그 결과 김도윤 씨는 각종 공모전, 자격증, 인턴십, 토론, 봉사활동 등 130여 가지 경력을 쌓았고, 2010년에는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다국적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인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에 취직했고, 현재는 자신의 교육컨설팅사인 '노잉'(Nowing)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제갈현열 씨는 국내 굴지의 광고대행사 HSAD에 입사해 광고기획자로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전쟁 같은 20대를 지나온 그들은 "진짜 20대에게 진짜 20대의 이야기를 전해줄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에 머리를 맞대고 최근 책을 출간했다. '날개가 없다 그래서 뛰는 거다'(쌤앤파커스, 284쪽, 1만4천원)이다. 시작은 평균 이하, 그렇지만 못 따라갈 것 없는 두 남자가 전하는 학벌 천국 대한민국 생존 지침서다. 학벌이라는 벽을 향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웠기에 그들의 조언은 누구보다 냉정하고 그래서 더 진심으로 다가온다.

"대한민국 모든 대학생의 약점 중 하나는, 자신만의 특별함과 깊이를 갖추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입니다. 당신 자신만의 특별함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경쟁력이 생깁니다. 또 대학생들이 취업을 힘들어하는 만큼 정말 최선을 다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고 싶은 기업에 직접 찾아가거나 메일을 한 번이라도 보내거나 전화를 해보는 것처럼요."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