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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매일신문 주최 2012 사이언스 GB투어] (3)청송 진보초교 영덕 방문

영상 보트 타고 물살 가르며 "야호~"

영덕군 풍력발전단지 전시관에서 태블릿 터치 스크린을 조작하며 자료를 검색해 보는 학생들.
영덕군 풍력발전단지 전시관에서 태블릿 터치 스크린을 조작하며 자료를 검색해 보는 학생들.

20일 오후 영덕군 어촌민속전시관. 아이들이 언덕 위에 선 거대한 박물관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바다와 접하지 않은 곳에 살던 아이들은 어망과 어구, 그물 등 어촌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이 전시된 것을 보며 한참 동안 신기해했다. 아이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은 건 영상과 보트를 접목해 보트 운전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멀티 프로그램. 김세진(10) 군이 전진 기어와 후진 기어를 조작하며 물살을 가르는 실력을 뽐냈다. 김 군은 "게임을 하는 것처럼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실제 바다에서도 운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바다의 중요성과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다룬 '대게 왕자의 모험'이라는 제목의 3D 입체영상 만화도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현주(10) 양은 "실감 나는 3D 영상을 보니 바다에 쓰레기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실감 나게 와 닿았다"고 말했다.

청송군 진보초등학교 학생 40명이 '사이언스 GB 투어'의 일환으로 20, 21일 영덕과 울진 지역의 과학 관련 시설을 둘러봤다.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청송 지역 아이들이 첨단 과학시설을 직접 경험하며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 이틀 동안 아이들은 영덕 어촌민속전시관을 비롯해 풍력발전단지와 민물고기 생태체험관, 울진 원자력발전소 등을 방문했다.

거대한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풍력발전단지에서 아이들은 궁금증을 쏟아냈다. 신정희 문화관광해설사는 "풍력 발전이란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환경오염 없이 자연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풍력발전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진호(10) 군은 "프로펠러 날개가 왜 3개인가" "왜 같은 속도로 돌아가지 않나" "태풍이 불면 전기를 더 생산할 수 있느나" 등 연신 질문을 쏟아냈다. 이곳에서는 관람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5단계에 걸쳐 관람 후 스탬프를 관람카드에 찍는다. 황성환(10) 군은 "관람도 재밌었고 이렇게 도장을 찍어야 하니 끝까지 성실하게 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울진군에 있는 경북 민물고기생태체험관에서는 춤을 추듯 유영하는 물고기들에 아이들의 눈길이 머물렀다. 이곳에서는 '퉁가리' '가재' '도롱뇽' 등 청정 1급수에서만 사는 어류들과 대형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다. 김은서(10) 양은 "우리 마을에서도 가재를 흔히 볼 수 있는데, 가재가 청정지역에만 산다니 우리 동네가 깨끗한 마을이란 증거인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자기 키만 한 물고기를 보고 놀란 배준익(10) 군은 "저렇게 큰 물고기가 넓은 물속에서 마음껏 헤엄쳐야 하는데 좁은 수조에 갇혀 있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울진 원자력발전소 5호기였다.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하게 제한되는 원자력발전소 안에 들어간다는 자체가 쉽지 않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2004년 7월 완공됐으며 2009년 세계원전운영자협회가 평가한 '방사선 안전 실적'에서 전 세계 원자로 264기 중 1위를 차지했다. 아이들은 수많은 보안장치를 통과해 발전소의 심장인 우라늄이 사용되고 저장된 장소를 둘러봤다. 붕산을 희석시킨 물에 저장된 우라늄은 푸른색을 띤다. 김보희 울진원자력발전소 홍보담당은 "이곳은 우라늄을 사용하고 붕산이 희석된 물에 저장하는 곳이다"고 설명했다. 권경민(10) 양은 "철저하게 보안이 되어 있는 곳이라 우리나라에서 아주 중요한 곳이라는 것을 더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인솔한 이슬기 교사는 "책으로만 보던 곳들을 몸소 느끼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송'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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