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짙어지는 '립스틱 효과'…불황 계속땐 화장품 매출 증가

위축된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내수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 9월까지 4개월 연속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 반면 소비자들의 줄어든 씀씀이는 편의점과 일부 홈쇼핑 업체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GS리테일은 10월 1일부터 26일까지 주가가 13.1% 올랐다. 29일에는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4.1% 내린 3만2천750원을 기록했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구매하기보다는 필요한 양을 필요할 때 구매하는 소규모 알뜰 소비 덕분으로 해석된다.

GS홈쇼핑의 선전도 돋보인다. GS홈쇼핑의 주가는 10월 한 달 동안 25.1% 올랐다. 판매단가가 비싼 보험'가전제품 비중을 줄이고 불황에 강하고 수익성이 좋은 렌털·의류 사업에 집중한 것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됐다.

온라인 쇼핑몰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인터파크는 주력 사업인 온라인 쇼핑몰 실적이 호조를 보인 덕분에 10월 주가가 17.6% 뛰었다. 명품 위주의 백화점보단 저가·실속형 쇼핑족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불황에는 맥주보다 싼 소주·막걸리가 잘 팔린다는 것이 식품업계의 통설이다. 그런데 불황이 길어지면서 소주 관련주와 막걸리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좀 더 저렴한 술을 찾는 소비자의 입맛 때문이다. 실제 소주업체 주가는 꾸준한 오름세인데 '참이슬'의 하이트진로 주가는 10월에만 24.4% 뛰었다.

화잠품 업계를 보면 불황을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면 여성들이 비싼 옷이나 액세서리를 사는 대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화장으로 미적 욕구를 채우려고 하기 때문에 화장품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다.

이를 '립스틱 효과'라고 부른다. 최근 이 같은 립스틱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 주문자생산방식(OEM) 업체 코스맥스는 10월에만 17.7% 올랐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6.1%, LG생활건강도 4.3% 올랐다. 값비싼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이 자리를 중저가 브랜드가 대체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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