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과 함께하는 마을기업] 어떤 사업하고 있나

유기농·육아품앗이·오토캠핑장…지역환경 맞춰

먹고살기에 바빠 우리 마을, 이웃, 공동체 따위는 관심 밖의 일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까지 번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체 경제활동을 통해 이웃과 함께하는 일터와 살만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마을기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 마을기업

대구시는 2010년부터 마을기업 4곳에 대한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이달 현재 45개의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 유기농매장 '안심주민생활협동커뮤니티'=안심주민생활협동커뮤니티는 올 3월 40여 명(현재 200여 명)의 안심지역 주민들의 출자로 만든 기업이다.

동구 율하동에 '땅 이야기'라는 친환경 농특산물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 매장에서 파는 농특산물은 영천과 경산, 청도 등지의 유기농장과 직거래를 통해 들여온다. 유기농산물을 취급하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다. 그러나 계약재배여서 시세에 따라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지 않기에 일반 매장의 농산물보다 쌀 때도 있다. 제철 농산물을 주로 판다.

매장에는 유기농 농산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현미 매장 매니저는 "안전한 먹거리를 사려는 젊은 주부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주변 아파트에 산다는 이명희(35'여) 씨는 "우유, 햄, 과자 등 주로 아이들 먹거리를 사기 위해 들른다"며 "안전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고소한 맛을 아는 것 같아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진 사무국장은 "개점 6개월 만에 제빵기계를 들여오는 등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며 "마을기업으로 친환경농산물을 정직하고 착한 가격에 공급하고,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텃밭상자 제작 '에코팜잉'='에코팜잉'은 도시에서 나오는 폐자재를 활용해 '아트 텃밭상자'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올 3월 선정된 마을기업이다. 특히 에코팜잉은 중구 대봉동 공구골목에 위치, 이곳에서 배출되는 폐목재(수거량 약 4, 5t/월)를 적극 활용하며, 도시농부 양성과정을 통해 강사를 양성하고 도심녹화를 이루고자 하는 마을기업이다.

▷엄마들의 공동육아 '우리동네 품앗이'='우리동네 품앗이'(달서구 도원동)는 방과후 교실과 공동 육아사업에다 마을 카페까지 운영하고 있는 마을기업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 만든 우리동네 품앗이는 공동육아를 통해 지역의 육아 문제를 해결하고, 건전한 육아로 지역을 건강하고 밝게 만들어 가고 있는 업체이다.

▷자전거 체험 '달성신당정보화마을'=달성군 마을기업 '달성신당정보화마을'(달성군 옥포면)은 달성보와 강정고령보 사이의 자전거도로를 활용하는 체험형 마을기업으로 역시 올해 선정됐다. 신당정보화마을은 가족자전거(4인용)와 커플자전거(2인용), 일반자전거 등 150여 대의 자전거를 구비하고 자전거 체험(대여) 사업을 하고 있다. 신당정보화마을은 또 자전거 체험뿐만 아니라 농촌마을 체험과 연계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경북 마을기업

경북도는 2010년 15개, 2011년 18개, 올해 20개 등 현재 53개의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구마이곶감마을영농조합법인'=구마이곶감마을영농조합법인은 상주시 내서면 서만리 하천 친수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마을기업이다. 53가구 중 25가구 45명이 참여하고 있는 마을기업은 오토캠핑장과 딸기'감자 수확 등 농촌체험, 곶감'제철과일'채소 등을 현지에서 파는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오토캠핑장 방문객은 올들어 9월까지 3천5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월부터 11월 사이에는 서울 관광여행사 주선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주민들이 다녀가기도 했다. 특히 일일장터에서 파는 지역 특산물인 곶감과 쌀, 참기름. 고추 등은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60여 년간 감농사를 지어온 박태수(82) 씨는 "질 좋은 곶감을 생산해도 판로가 마땅치 않아 걱정을 했었는데 이제는 판로 걱정이 없어졌다"고 말했으며, 박동민(48) 씨는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후 조용하던 마을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도 좋은 현상이지만 무엇보다 소득도 올라 일할 맛이 난다"고 했다.

구마이마을 곽영미 사무장은 "예전에는 곶감을 설이나 추석에 팔았는데 이제는 전자상거래망(www.invil.org)이 구축돼 연중 판매하고 있다"며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을기업이란=마을기업은 주민이 주도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 안정적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을 의미한다. 영리기업은 소득분배와 지역공동체성에 한계, 시민단체는 수익성의 한계, 사회적 기업은 지역성과 주민공동참여에 한계를 지니고 있는 반면 마을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의 기업 형태이다. 마을기업에 선정되면 1차연도에 5천만원, 2차연도에 3천만원을 지원받는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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