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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득렬의 서양고전 이야기] 신념지키려 하나뿐인 생명 내놓은 장엄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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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

기원전 399년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인정하는 신들을 믿지 않고 새로운 신을 도입했으며, 젊은이를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의 재판과정을 소상하게 담은 책이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이하 변론)이다. 이 작품은 박종현, 천병희 교수를 비롯하여 여러 학자들에 의해 국역되었다. 이 책은 분량이 작아 플라톤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편집되어 출판되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법정에 선 소크라테스는 변호인의 도움없이 스스로를 변호하고 있다. 고소인들이 제시한 죄목에 대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 노력했다. 그의 변론을 들은 500명의 재판관들은 전문적인 법률가가 아니라 일당을 받고 재판하는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그들은 '지혜를 가졌다'고 자처하는 소피스트들과 '지혜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소크라테스를 구별하는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 재판관들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의 패배, 스파르타인들이 선임한 30인 참주들의 만행, 구교육과 신교육의 갈등의 와중에서 소크라테스가 제기하는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변론'은 플라톤의 전체 저작 중 소크라테스의 삶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전기적인 작품이다.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소크라테스 일생의 많은 부분을 알게 된다. 그는 철학과 철학적 삶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는 자신의 신념과 행동을 완벽하게 일치시키려 했다. 오늘날 인문학의 위기가 초래된 것은 여러 원인과 이유가 있지만 주된 것은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보여준 위선, 변절 그리고 탐욕이라고 생각된다. 칠순에 이른 노 철학자가 자신의 신념을 수호하기 위해 하나 뿐인 생명을 내놓은 장엄한 모습은 인문정신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재판관들과 아테네 시민들에게 아들들을 당부하는 말이 특히 인상적이다. 자신의 아들 셋이 장성하여 미덕보다 재물을 비롯하여 세속적인 것을 더 좋아하거든 자신이 시민들에게 늘 하듯이 이번에는 아들 셋을 계속해서 괴롭혀 달라고 말했다. 아들이 장성하여 죽은 아버지의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다.

'변론'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맺는다. "저는 죽으러, 여러분은 살기 위해 이제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어느 것이 더 좋은지는 신만이 알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겸손하게 신만이 안다고 말했지만 2천4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어느 것이 더 좋은지 이제는 우리 모두가 안다."

신득렬 파이데이아 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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