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 침체에도 지역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개인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2010년 말 37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37조9천억원, 2분기 39조원, 3분기 39조7천억원, 4분기 41조원, 올 1분기 40조8천억원, 2분기 41조9천억원, 3분기 42조5천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올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2010년 말에 비해 13.3%(5조원) 증가했다. 게다가 개인소득은 연평균 4% 정도 늘어났지만, 지난해 이후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월 평균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중에서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 금리 상승 때 이자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올 6월 말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율은 대구는 88.5%, 경북은 88.9%로 전국 평균(86.6%) 보다 높았다. 대구는 광역시 중에서 변동금리 대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경북은 도지역 가운데 제주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대출자를 소득수준별로 분류해 보면 올 6월 말 기준 연소득 2천만원 이하 저소득층이 전체 대출의 28.9%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26%보다 높은 수치다. 평균 연체율은 2010년 말 0.76%에서 올 6월 말 0.55%로 하락했지만 2억원 이상 대출자 연체율은 2010년 말 1.26%에서 올 6월 말 1.57%로 상승했다. 또 올 6월 말 현재 연소득 2천만원 이하 저소득층의 연체율도 1.11%로 전국 평균(0.7%)을 웃돌았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주된 이유는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2009년 4분기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된 이후 계속 늘었다.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은 2011년 월 평균(전년 동기 대비) 10%의 증가세를 유지하다 올 들어 5%로 증가 폭이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5%에서 8%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올 3분기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56%(23조7천억원)에 달했다. 특히 경기 침체로 가계 수지가 악화하면서 주택을 담보로 생계 관련 자금을 빌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생계'대출 상환 등의 용도로 대출한 비율이 2011년 말 37.3%에서 올 6월 말 40%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일시 상환을 해야 하는 대출 비율도 올 6월 말 현재 53.3%로 전국 평균(37.1%) 보다 높아 대출 만기시 상환 부담이 크고 부동산 경기 둔화 등 외부 여건 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비율도 올 6월 말 현재 41.9%로 전국 평균(30.6%)을 웃돌았으며 대구는 비율이 44.1%로 전국에서 제주 다음으로 높았다.
대출기관별로는 은행보다 비은행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비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월평균 10%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5%) 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 수요가 비은행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경기둔화로 저소득계층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면 지역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담보가치 저하로 채무 상환 부담이 증대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청장년층 고용 촉진, 생산성 개선을 통한 임금 인상 등을 통해 가계의 소득 여건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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