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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부터 성폭행…출산 한달만에 또 임신시킨 '그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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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으로 다시보는 그때 그사건
11살 의붓손녀 성폭행…징역 25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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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한테 말하면 죽여버린다."

그 말은 협박이자 침묵의 사슬이었다. 피해자인 아이는 그를 '할아버지'라 불렀다. 부모의 이혼으로 갈 곳 없던 11살의 소녀는 할머니 집에서 그 남성과 함께 살게 됐다. 소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할머니의 눈을 피해 반복된 성폭행이었다.

A씨는 2002년 무렵부터 피해자의 할머니와 사실혼 관계였고, 2011년경부터 피해자도 함께 살기 시작했다. 당시 피해자는 11세,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할머니집 외에는 거처가 없었다.

A씨는 이 같은 피해자의 처지를 악용했다. 피해자가 TV를 보며 조용히 앉아 있던 어느 날, A씨는 그에게 다가가 피해자에게 몹쓸 짓을 했다. "할머니한테 이야기하면 죽여 버린다"라는 협박이 뒤따랐다. 그게 지옥의 시작이었다.

그 후로 2017년 초까지, 범행은 끊이지 않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범행은 섬뜩한 협박과 함께 반복됐다. "말하면 죽는다", "살인사건 난다"는 위협을 일삼으며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범행을 이어갔다.

2014년 11월 A씨는 피해자를 차량으로 불러내 뒷좌석에서 성폭행했다. 그 결과 당시 15세였던 피해자는 임신했고, 2015년 9월 집에서 도움 없이 홀로 출산했다. A씨는 한 달 뒤인 2015년 10월경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성폭행했고, 피해자는 두 번째 임신과 출산을 겪었다.

2017년 1월에도 피해자는 A씨에게 성폭행당했다. 당시 피해자는 출산한 두 아이와 함께 집에 있었고, 아이들이 잠든 틈을 타 피고인은 범행을 저질렀다.

성적 학대뿐만 아니었다. 2016년에는 피해자의 휴대폰을 검사하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허리띠로 얼굴과 머리를 수차례 때리고, 발로 팔다리를 걷어찼다. 2017년에는 부엌에 있던 가위를 들고 "머리를 다 잘라버리겠다"며 협박한 일도 있었다.

판결문에 적시된 성범죄만 6건에 달했다. 피해자는 "일주일에 한 번, 많게는 두 번 이상 집과 차량에서 반복적으로 성폭행을당했다"며 "차 안에서 당한 건 너무 많아 기억할 수 없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A씨는 "총 15회 정도 성관계를 했다"고 자백했다. 판결문에 드러난 범죄보다 실제 피해는 훨씬 더 클 가능성이 추측되는 대목이다.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건, 피해자가 가출한 이후였다. 반복되는 임신과 출산을 수상히 여긴 조모가 경찰에 신고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협박을 당해온 피해자는 초기 수사에서 "남자친구와의 관계로 임신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하며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고, 피해자의 임신 사실도 몰랐다고 변명했다. 변호인 역시 경제적 어려움,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지적 장애가 있는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는 사정을 들어 선처를 요청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6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렇게 판시했다.

"피고인은 자신을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같이 살던 피해자를 강간하여 두 번의 임신과 출산을 하게 하는 등 반인륜적 범행을 약 7년에 걸쳐 저질렀다. 이러한 엄청난 일을 겪은 피해자는 아직도 미성년의 청소년에 불과하다."

"이 사건 범죄사실은 누가 보더라도 이러한 일이 정말 일어난 것이 맞는지 두 번, 세 번 반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인바, 범행의 중대성과 피해의 심각성에 대하여는 어떠한 단어로도 그 실체를 도저히 표현할 방법이 없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을 담당한 한 판사는 판결문을 읽다 피해자가 겪었고, 앞으로도 겪어야 할 고통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목소리가 떨렸다.

"아동 ·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 학대범죄는 그로 인한 정신적 상처가 쉽게 치유될 수 없어 피해자의 삶을 황폐화시킨다. 그 가족에게도 평생 씻기 어려운 고통을 주고, 사회적으로도 큰 아픔과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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