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화] '레미제라블', '주먹왕 랄프'

I dreamed a dream…사랑 혹은 영웅의 꿈

지난주 극장가는 명불허전을 증명하며 '호빗:뜻밖의 여정'이 100만 관객을 돌파해 1위를 차지했다. 피터 잭슨이라는 이름 값만으로도 단숨에 관객 점유율 45%를 기록한 것이다. 2위를 기록한 '26년' 역시 착실히 300만 고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한편 이번 주에는 장발장을 다룬 대작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과 게임에서 튀어나온 주인공이 등장하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주먹왕 랄프'가 개봉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관객들을 기다린다.

우선 세계적인 뮤지컬 상을 석권하며 30년 만에 영화화된 '레미제라블'은 '킹스 스피치'를 연출한 톰 후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휴 잭맨과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의 출연으로 개봉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은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두의 멸시와 박해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우연히 만난 신부의 손길에 구원을 받고 새로운 삶을 결심한다. 정체를 숨기고 마들렌이라는 새 이름으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지내던 장발장은 운명의 여인 판틴과 만나게 되고 죽음을 눈앞에 둔 판틴은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딸 코제트를 장발장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코제트를 만나기도 전에 경감 자베르는 장발장의 진짜 정체를 알아차리고 오래된 누명으로 다시 체포된 그는 코제트를 찾아 탈옥을 감행한다.

이 영화의 특색 중 하나는 영화 사상 최초로 촬영현장에서 라이브로 노래가 녹음되었다는 것이다. 얼핏 관객들은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촬영장은 세트라 하더라도 여러 변수가 많아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소리를 촬영한 장면에 입혀왔다. 즉 립싱크가 아닌 최초의 뮤지컬 영화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배우가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되어 더 자연스러운 뮤지컬을 관객이 만나게 된다. 상영시간 158분, 12세 관람가.

'주먹왕 랄프'는 나쁜 놈은 절대 영웅이 될 수 없다는 편견에 도전하는 디즈니의 신작으로 꿈을 찾아 게임 세계를 탈출한 악당의 이야기다.

8비트 게임 '다고쳐 펠릭스'에서 건물을 부수는 악당인 주먹왕 랄프는 30년째 매일같이 건물을 부수며 직업에 충실해 왔지만 악당이라는 이유로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에 자기 게임을 이탈해 다른 게임으로 들어간다. 슈팅게임 '히어로즈 듀티'를 넘어 레이싱 게임 '슈가 러시'에 불시착하는 랄프. 덕분에 다고쳐 펠릭스 게임은 고장 딱지가 붙고 오락실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다.

어린 시절 오락실에 대한 추억을 가진 관객들이 북미에도 많은 모양인지 디즈니의 히트작 '라푼젤'의 오프닝 기록을 경신할 만큼 관심을 끌고 있는 이 영화는 게임 캐릭터의 자유 의지를 다룬다. 그리고 이것은 마치 현대인들의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대한 탈출 욕구에 대한 대리만족으로도 보인다. 방학시즌 온 가족이 신나게 볼 수 있는 작품. 상영시간 108분, 전체 관람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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