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모임이 잦아지고 술자리도 늘게 된다. 술은 생각보다 칼로리가 매우 높다. 음주가 체중을 늘리느냐 줄이느냐는 문제에 대해선 아직 상반된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생활습관, 음주환경, 유전적 특징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잦은 술자리와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치게 되고, 고칼로리 안주 탓에 체중 조절에도 좋지 않다.
◆알코올은 고칼로리 식품
알코올은 7㎉/g로 탄수화물(4㎉/g), 단백질(4㎉/g)에 비해 높은 열량을 가진 에너지원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에너지원과는 달리 인체에 저장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체지방을 증가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른 영양소보다 우선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때문에 지방 분해를 억제한다. 알코올은 식욕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을 자극하기 때문에 술을 마실수록 식욕이 증가되기 쉬우며, 규칙적인 알코올 섭취는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 복부 지방 축적률을 높일 수 있다.
일단 술은 도수가 낮을수록 다이어트에 유리하다. 도수가 높은 술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고 음식에 대한 자제심을 잃게 만든다.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연말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역시 지나치면 좋지 않다.
와인은 한 잔(50㎖)의 열량은 45㎉ 정도에 불과하지만 한 병(600㎖)을 마실 경우 보통 500㎉가 훌쩍 넘는다. 안주로 스테이크, 스파게티를 곁들인다면 엄청난 열량을 섭취하는 셈이다. 와인과 궁합이 맞는 안주로 알려진 치즈나 햄도 칼로리나 염분이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 와인은 하루에 1~4잔 정도가 적당하며 두부나 샐러드류 안주가 좋다.
◆술 마시면 체중이 증가 vs 감소?
술로 인해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는 단기적으로 술의 이뇨효과에 의한 소변량 증가, 수분 감소, 열생산 촉진에 의한 에너지 소비 증가 등으로 생긴다. 장기간 과음을 할 경우에는 근섬유가 위축되고 근육의 단백질 합성이 감소돼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체중이 감소하기도 한다. 또한 음주습관이 오래되고 음주량이 늘수록 하루 섭취 칼로리에서 술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다른 에너지원이나 영양소 결핍이 일어나는 영양실조 상태가 유발되기도 한다.
반대로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는 술 자체가 직접 지방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은 섭취한 알코올의 5%밖에 안 되지만, 평소 간에서 만들어내는 지방량의 15배에 해당한다. 또한 술을 마시면 평소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던 혈액 속의 포도당(혈당)이 떨어지면서 탄수화물을 먹고 싶은 욕구가 강해져 음식 섭취량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술을 먹으면 알코올이 지방 분해를 억제할 뿐 아니라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기 쉽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증가하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복부지방 축적을 촉진시키고, 테스토스테론은 복부 비만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므로 결국 복부 비만이 촉진된다고 할 수 있다.
◆고칼로리 안주도 비만 요인
술자리에 따라오는 고지방, 고칼로리의 안주도 만만치 않다. 튀김이나 치킨 등 기름진 음식보다 과일이나 야채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은 식욕을 증가시키고, 갈증을 유발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한다. 맥주와 치킨, 소주와 삼겹살, 막걸리에 전 등 일반적인 술과 안주의 궁합은 다이어트에는 좋지 않은 궁합이다. 맥주 500㎖ 두 잔(390㎉)에 치킨 두 조각을 먹으면 800~1천㎉를 넘길 수 있다. 이는 한 끼 식사량보다 많은 칼로리이다.
굳이 소주를 마셔야 한다면 안주로는 두부나 생선회 등을 고르는 것이 낫다. 막걸리를 마실 때 안주로 전을 먹게 된다면 되도록 칼로리가 낮은 호박전 등이 좋으며 당근이나 풋고추 등의 야채를 대신 먹도록 한다.
술 마신 다음 날 숙취 해소에 가장 좋은 것은 다름 아닌 '차'(茶)이다. 녹차나 우롱차는 이뇨작용을 일으켜 소변을 통해 알코올을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구기자차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해 줘 다이어트에 좋다. 특히 유자차는 음주 후 입 냄새를 없애주고 비타민C가 풍부해 알코올의 배출 속도를 빠르게 도와준다.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지부
한용태 건강증진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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