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을 알자] 식도암

너무 뜨겁고 찬 음식도 조심을…발병땐 치료 어려워

식도는 입안 뒤쪽에서 위까지 이어지는 약 25cm 길이의 튜브처럼 생긴 기관이다. 음식물을 운반하며 소화 기능은 없다. 상'중'하부로 나눠서 목 부위의 경부식도, 가슴을 지나는 흉부식도, 위와 식도가 만나는 경계부가 있다. 식도암에는 편평상피암과 선암의 두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 식도암의 90%는 편평상피암이다. 편평상피암은 경부식도나 흉부식도 위쪽에서 주로 발견된다.

식도는 위장이나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과 달리 장막에 싸여있지 않기 때문에 점막 바로 아래 림프관을 타고 급속히 주위 장기로 퍼져나간다. 처음 암이 생긴 곳과 많이 떨어진 곳으로도 전이가 잘 된다.

혈류를 따라 간에도 전이가 되며, 폐나 가슴막, 콩팥, 뼈 등의 전이도 많다. 식도암은 증상이 없는 대표적인 '무증상 암'이다. 증상이 생기면 전이된 경우가 많고, 심장이나 대동맥에 퍼져나가면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하다.

◆술과 담배 함께 하면 발생 가능성 100배

지역과 인종에 따라 발생 빈도와 암 종류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미국이나 유럽보다 발생 빈도가 높다. 식도암이 잘 발생하는 연령대는 60~70대이며, 남성에게 특히 많다.

유발 인자로 중요한 것은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들 수 있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식도암 발병 가능성이 약 3.6배 높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면 식도암 위험성이 약 100배까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음식 중에는 불에 탄 음식을 많이 섭취할 경우 니트로사민과 같은 발암물질이 많아 식도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기간 아주 뜨거운 음식이나 차를 마시는 경우에도 식도암의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식도암이 발생했을 때 가장 흔한 증상은 음식 넘김 곤란이다. 처음에는 딱딱하거나 형태가 있는 음식을 삼킬 때 발생하다가 차츰 물이나 침 삼키기조차 어렵게 된다. 그러나 식도암이 식도내강의 대부분을 막고 있어도 음식 삼키는데 지장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아무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진단법은 내시경검사다. 특히 최근 들어 내시경검사가 보편화하면서 우연히 식도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식도암이 진행해 식도 막힘이 심해지면 내시경이 통과할 수 없어 아래쪽 상황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조영제를 마시고 식도 모양을 촬영하는 식도조영술로 어느 정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흉부 CT 촬영과 PET-CT 검사를 통해 종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 몸의 다른 곳으로 전이된 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흉강경과 복강경 수술, 최근에 활발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그 중 절제 수술, 방사선치료, 화학약물요법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며, 이들 치료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초기 식도암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며 우선적으로 시행된다.

수술은 왼쪽이나 오른쪽 가슴을 통해 식도암을 포함해 식도를 광범위하게 제거하고, 개복수술을 통해 위장이나 대장을 다듬어 식도를 대신할 수 있는 장기로 만든 뒤 제거한 식도의 상부에 붙여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수술은 가슴, 목, 배 부위를 직접 절개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암 수술에 비해 심한 통증과 감염, 폐렴 등의 합병증 발생빈도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복강경과 흉강경 수술이 도입됐다.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금동윤 교수는 "우리 병원은 3, 4년 전부터 일부 환자에 있어 가슴과 배를 열지 않고 흉강경과 복강경을 이용해 식도암을 제거하고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수술을 시행해 통증을 최소화하고 합병증 발생률을 낮춰 입원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했다.

최종훈(72'가명) 씨는 한 달 넘게 음식을 제대로 넘기지 못했다. 음식을 먹을 때 물을 마셔야만 식사가 가능했다. 55년간 흡연했으며, 1년 전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뒤 담배를 끊었다. 술은 매주 소주 2, 3병 정도를 마셨다.

식도 내시경검사에서 가슴 중간 식도에 3cm 정도의 덩어리가 발견됐고, 조직검사 결과 편평세포암 덩어리로 밝혀졌다. CT와 식도내시경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다행히 아직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복강경을 이용해 식도를 대신할 장기인 위장을 준비했고, 가슴에서 식도를 광범위하게 절제한 뒤 식도와 위장을 연결했다. 최 씨는 수술 후 10일 만에 퇴원했다. 지금은 정기검진을 받으며, 정상적인 식사도 하고 있다.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도 가급적 피해야

수술로 암을 제거하기 불가능한 환자에서 음식 넘김 곤란이 심할 경우, 암이 있는 위치에 튜브나 스텐트를 삽입하여 음식을 먹도록 한다. 이것도 어려운 경우에는 위장에 직접 관을 집어넣어 음식물을 주입하도록 한다.

식도암의 중요 치료법 중 하나인 방사선 치료는 완치 목적으로 5천~6천cGy(센티그레이)의 방사선을 4주에 걸쳐 쏘이거나, 수술 전 2주 동안 약 2천~3천cGy 정도의 방사선을 쏘인 뒤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화학요법으로 여러 종류의 항암제를 병용해 치료하기도 하며, 방사선치료와 화학약물요법을 병행해 치료하기도 한다.

식도암은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대체로 치료 효과가 나쁜 편이어서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이다. 하지만 금연과 절제된 음주 습관, 올바른 식생활 태도를 가질 경우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너무 뜨거운 음식이나 음료도 피해야 한다. 실제 측정한 연구에 따르면 65℃의 커피를 마시면 식도의 온도는 6~12℃ 정도 증가한다. 이로 인해 식도에 손상을 줘 다른 발암물질이 쉽게 침투하거나 발암물질의 발생을 더 쉽게 할 수 있다. 특히 성격이 급한 사람들은 뜨거운 차나 음식을 먹을 때는 어느 정도 식혀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나 이런 식습관에도 식도암은 한 번 발병하면 쉽게 치료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가장 확실한 예방과 치료법은 '조기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도움말 =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금동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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