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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이야기] 녹색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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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들은 회색공간의 작은 콘크리트 상자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다. 이럴수록 녹색과의 만남은 숙명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원예 치료'(힐링)라고 부른다. 녹색과의 만남은 도시민들의 정서적 안정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동양란과 춘란(春蘭)은 중'노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동양란과 춘란은 우표나 화폐 수집처럼 식물 컬렉션적 묘미, 실버 세대들에겐 골프나 운동처럼 노후 소일의 묘미, 주부나 퇴직자들에겐 부업적 의미의 도시농업적 재미를 느끼게 한다. 또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는 이들에게는 원예치료적 효능, 미술과 서예처럼 작품을 만들어 작가가 되어보는 재미도 있다. 이외에도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가 숨어 있는 것이 난초이다.

동양란과 춘란 기르기는 다육식물, 분재, 야생화, 꽃꽂이 등의 여러 가지의 다양한 가정 원예활동 중 가장 깊이가 깊고 흥미로운 세계이다. 특히 3, 4월경 봄에 꽃이 핀다 하여 부르는 춘란은 예로부터 동양란의 종주국인 중국에서 '녹색의 보석'이라고 부른다.

춘란에 빠진 사람은 주색을 멀리하게 되고 난세를 잊게 하는 영초(靈草)라고 중국의 고문헌에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임야에 흔히 서식하는 춘란은 낙락장송 아래 살포시 자리해 정숙하고 기품 넘치는 모습의 꽃을 3월에 피운다. 꽃눈이 만들어진 후 사람의 출산과 같이 10개월이 지나야 꽃을 피운다.

대부분의 동양란은 춘란보다 짧은 기간을 거쳐 꽃을 피우고 여러모로 춘란과는 차이가 많다. 이런 이유에서 난 기르기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는 춘란을 높은 격으로 여기고 우리들이 흔히 선물용으로 주고받는 일반 동양란들은 격을 낮게 구분한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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