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부터 대구 오페라계가 휘청이고 있다. 오페라재단 설립 문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구시립오페라단 감독의 임기가 만료되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의 임기마저 2월 하순 끝이 나면서 대구 오페라의 공백 사태가 예견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다른 공연단체나 공연시설들은 연간 계획을 발표하며 활기찬 한 해를 꿈꾸고 있지만, 오페라 장르는 유독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31일 대구시립오페라단 김성빈 감독에 대한 재신임위원회를 열었으나 재신임을 부결했다. 이로써 현재 대구시립오페라단은 감독 자리가 공석이다. 대구시립오페라단은 4월 중 제36회 정기공연 푸치니의 '나비부인'과 10월 오페라 축제 기간 중 제37회 정기공연 베르디의 '운명의 힘'을 무대에 올리기로 작품만 선정해 놓은 상태다. 오페라는 종합예술장르라는 특성상 2, 3개월 전부터 준비 작업에 들어가야 해 늦어도 1월 중 누가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차기 방향타를 잡을 것인지가 매듭지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시 문화예술과 홍성주 과장은 "김성빈 전 감독의 임기 연장 안 부결 사태는 우리도 예견치 못했던 일이지만 심사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감독직은 공석으로 비워놓은 채 객원감독 체제를 통해 오페라가 공연되는 데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차를 두고는 있지만 대구오페라하우스 역시 공백 사태가 예견되고 있다. 이형근 현 관장의 임기가 2월 하순으로 끝나는 것. 홍 과장은 "이 관장의 임기는 이미 한 번 연장됐기 때문에 재연장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재연장이 되지 않는다면 관장을 새로 선임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연 언제 만들어질지도 모를 오페라재단 설립을 앞둔 시점에서 임기가 단 몇 달이 될지도 모르는 관장직에 누가 오려 할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특히 관장의 임기 만료와 오페라재단 설립 문제가 맞물리면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 한 해 공연 계획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장의 성향에 따라 기획 공연의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지기도 하는 상황에서 전직 관장이 세워놓은 공연 계획을 그대로 하겠다고 할 리가 만무한 상황인 것. 특히 이형근 관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온 '아하! 오페라'의 경우 오페라의 대중화를 꾀했다는 평가이지만 일각에서는 오페라를 너무 가볍게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많았던 터다.
현재 대구시는 4월 중 오페라재단 설립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논의는 지지부진한 채 '공언'만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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