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이 분위기라면 답 없다"…비대위장 선출 D-2

계파 충돌·외부수혈 난망

대선 패배로 존폐 위기에 몰린 민주통합당이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의 위기를 책임지고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을 두고 당내 계파 간 파열음이 증폭되고 있는 데다 외부인사 영입작업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안팎에선 비대위원장 인선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이런 분위기라면 당의 면모를 일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푸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당내 분위기라면 위기관리 능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리더십도, 대선 패배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성숙한 품격도 없는 당이 돼 버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9일까지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고자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마땅한 인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한길'원혜영'이종걸'이낙연'박영선 국회의원 등이 거명되고 있으나 본인이 사양 의사를 밝히거나 특정 계파의 반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지난주 상임고문단'시도당 위원장단과의 회동에 이어 주말에도 원로급 전직 의원들로 구성된 민주헌정회 인사들을 만나는 등 의견을 구했으나 좀처럼 진척을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당을 아우를 수 있는 인품을 갖춘 분이면 정국 돌파력이 부족하고 대여(對與) 투쟁력이 높은 분은 당내에서 반대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합의추대 방식이 가장 적절하지만, 적임자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민주당은 주류인 친노 진영과 비주류 간의 계파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 정부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쪽지'밀실 예산' 파문이 불거졌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의 '외유' 파동까지 겹쳐 비대위가 구성된다 하더라도 당의 총체적 위기를 수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민주당 내 일각에선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추대 일정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비대위원장 합의추대에 실패하면 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당내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경선을 서두를 경우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외부인사 영입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당내 계파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외부인사를 찾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원내 127석의 제1야당을 이끌만한 정치적 경륜을 갖춘 시민사회 진영 인사도 드물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비대위원장 인선 시한인 9일을 기점으로 위기 수습을 위한 가닥을 잡거나 또 다른 격랑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한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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