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기자가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필로폰 제조 방법'을 검색해 본 결과 감기약을 이용한 필로폰 제조법 등 2만4천 건을 찾을 수 있었다. '구글' 검색엔진을 이용해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이루는 주성분의 이름) 제조법'이라고 검색해 본 결과 영어로 된 사이트만 250만 건 이상 나왔다. 이 중 한 사이트에 나와 있는 제조법에 따르면 재료들은 감기약과 질소비료, 건전지 등 실생활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구글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필로폰을 제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마약 제조, 사제폭발물 제조법 등 유해 정보가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다.
'마약 제조법' '사제폭탄 제조법' 등 게시글이 국내 및 외국 포털사이트에 버젓이 나돌지만 인터넷에 올라오는 유해 정보를 100%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8일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필로폰 제조 방법을 알아낸 뒤 필로폰을 제조하고 판매하려고 한 혐의로 G(38) 씨를 구속했다. G씨는 필로폰 대량 제조를 시도하기 전에 감기약 성분을 이용해 필로폰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G씨가 해외 사이트 검색을 통해 감기약을 이용한 필로폰 제조 방법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마약뿐 아니라 사제폭탄 제조법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인터넷 한 블로그 운영자는 자신이 어떻게 사제폭발물 제조 방법을 검색했는지 적어놓기도 했다. 기자가 직접 그 방법을 따라해 봤더니 실제로 사제폭발물 제조 방법을 적어놓은 문서 파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질산칼륨, 염소산칼륨, 질산암모늄, 황산 등으로 사제 폭탄을 만드는 방법이 버젓이 게시돼 있었다.
현행 형법상 폭발물 제조 관련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는 '폭발물 사용 선동죄'로 처벌되지만 사제 폭탄 제조법을 담은 글은 인터넷에 끊임없이 올라온다.
그나마 국내 포털사이트는 최소한의 제재가 가능하지만 경찰의 단속 권한이 없는 구글, 야후, 유튜브 등 외국 인터넷 사이트는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이다. 물론 이들 사이트들도 '세이프서치'와 같은 유해정보 검색 차단 기능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이용자가 차단 정도를 조절하거나 심지어는 차단 기능을 쓰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어 유명무실하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마약 제조법을 살펴보니 화공학 전공자라면 기본적인 도구만 있으면 손쉽게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마약 제조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마약 제조 및 폭발물 제조 방법은 실정법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폭발로 인한 상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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