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탱크 밸브 균열로 200t 누출…30시간만에 제거 작업 완료

경북 상주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염산누출사고 현장에서 13일 직원이 염산저장탱크 주변에 중화제로 뿌린 소석회를 걷어내며 응급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경북 상주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염산누출사고 현장에서 13일 직원이 염산저장탱크 주변에 중화제로 뿌린 소석회를 걷어내며 응급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12일 오전 7시 30분쯤 상주 청리면 청리일반산업단지 내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에서 저장 탱크 밸브 균열로 인해 200t의 염산이 대량 누출돼 주민들이 대피 준비를 하는 등 긴급사태가 빚어졌으나, 다행히 14일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염산은 지난해 구미에서 누출된 불산보다는 한 등급 낮은 환경부 3등급 유해물질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염산 저장 탱크 하부의 드레인밸브(Drain Valve)에 균열이 생기는 바람에 염산이 누출됐으며, 누출된 염산이 공장 바닥에 쌓인 눈과 산소 등과 섞여 염화수소로 변하면서 하얀 수증기가 공장 인근을 뒤덮었다. 사고 발생 뒤 공장 직원들이 저장 탱크 안의 염산을 모두 빼내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경찰이나 소방서에 사고 발생 신고조차 하지 않아 상황 대처가 늦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민들의 신고를 접한 상주시, 상주소방서, 대구지방환경청은 긴급 공동 방제 작업에 나섰고, 지난해 9월 구미 불산가스 유출 사고의 무서움을 지켜본 주민들은 큰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상주시는 성백영 시장과 정만복 부시장이 직접 사고 현장을 지휘하면서 인근 주민 700여 명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렸고, 소방당국은 공장 입구에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한 채 수중펌프 등 장비를 동원해 탱크 주변 방호벽에 고인 염산과 집수조에 저류돼 있던 염산을 400여m 떨어진 자체 폐수처리장으로 긴급 이송했다.

또 탱크 주변 바닥에 흘러내린 염산은 소석회를 뿌려 중화시키는 등 밤샘 작업을 벌여 사고 발생 30시간 만인 13일 오후 1시 30분 염산 제거 작업을 모두 마치고 비상상황을 종료했다.

상주시는 "이번에 누출 염산의 농도는 35%의 고농도여서 흡입 시 기관지 폐렴이나 폐부종으로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는 독극물이지만, 공기 중에 노출되면 바로 기체상태의 염화수소로 변해 대기 중에 퍼져나가면서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인체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대구환경청도 이번 염산 누출 사고와 관련, 주변지역 오염도 측정 결과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13일 발표했다.

경찰은 "이번에 발생한 염산 저장 탱크 밸브가 염산의 부식성으로 인한 단순한 균열인지, 동파에 의한 균열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압력이 걸리면서 점점 균열이 커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상주경찰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일단 공장내에 설치된 CCTV 분석에 들어갔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현장 감식을 의뢰했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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