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기업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기업의 특성이나 재무건전성 파악, 사후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막대한 지원을 하고도 중간에 부도가 나거나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등의 문제를 낳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유치 과정에서 기업의 부실'위험성 등을 제대로 파악해 가려서 유치하거나, 유치 이후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9월 불산 누출사고로 23명의 사상자를 낸 ㈜휴브글로벌 구미공장과 12일 염산 누출사고가 난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은 모두 불산과 염산 등 맹독성 화학물질을 대량 취급하면서도 입주 당시 주민들에 대해 설명회나 동의 절차 등을 밟지 않았다.
경상북도와 구미시 등은 10여 년 전 구미국가산업4단지를 조성하면서 친환경적인 최첨단 단지로 조성한다며 15개 업종으로 입주업체를 제한한다고 했지만 맹독성 물질 취급업체인 ㈜휴브글로벌을 유치했다. 하지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서 유치한 이 회사에 대해 맹독성 물질 점검은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와 상주시가 2008년 7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은 6천500억원을 투자해 2009년 1월 상주시 청리면 청리일반산업단지 내 58만5천㎡ 부지에 건축면적 5만㎡ 규모로 착공, 2011년 4월 준공했다.
경북도와 상주시는 이 공장의 건립으로 고용창출과 세수증대, 인구증가 등에 큰 기대를 걸고 104억원의 각종 보조금을 지원했다. 경북도는 2009년 주 변전실 매입비 8억원, 보존임야 매입비 32억원 등 40억원을 지원했고, 상주시도 시설보조금으로 2009년 20억원, 2010년 30억원을 지원하고, 보존임야 매입비 13억원과 고용보조금 1억원 등 모두 64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생산원가 급락과 9개 금융사로부터 대출금 상환으로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했으며, 급기야 지난해 9월 지주회사 웅진홀딩스와 자회사 극동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을 하자 매각을 위해 가동을 중단하고 관리인력 20여 명만 남긴 채 직원 254명을 퇴직시켰다.
게다가 이 공장은 불산과 염산, 황산을 비롯해 8종류의 화학물질을 취급하면서도 안전관리가 미흡했고, 2010년 폭발사고로 직원 1명이 다치는 등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쉬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도와 상주시는 이 회사가 3년 공장가동 의무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원금 환수대상이라고 보고 매각에 관계없이 법적 회수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당시 우량기업 유치로 한껏 기대감을 보였는데, 공장을 가동한 지 3년도 되지 않아 멈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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