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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력의 시네마 이야기] '개연성'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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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이라는 용어는 시나리오 창작과 관련된 표현이지만 이야기를 만드는 전문가들에게만 통용되는 용어는 아니다.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거나 시청자들이 TV로 드라마를 시청하면서도 이 용어를 사용한다.

학문에서는 더 세분화해서 개연성을 이해시키는 척도로 '핍진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고 일반 관객들이나 시청자들은 '설득력'이라는 용어를 더 자주 사용한다. 즉 인물의 행동이나 이야기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보는 이로 하여금 인정할 만한 것인가에 관한 판단에 해당하는 용어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개연성의 의미가 영상문학에서는 일상 생활이나 여타의 문학 장르보다 엄밀하게 사용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개연성의 사전적 정의는 '꼭 단정할 수는 없으나 대개 그러리라고 생각되는 성질',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 등인데 특히 '가능성'이라는 부분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관객이나 시청자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최선의 다음 장면이나 결말을 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청나라 군대에 동생이 납치된 주인공 '남이'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크게 3가지다.

먼저 당시 대다수 사람들이 그러했듯 체념하고 동생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 있다. 군대와 접선을 할 수 있다면 동생을 돌려달라고 빌 수도 있다. 그리고 영화의 선택인 동생을 구하러 갈 가능성도 있다. 이 모두는 가능한 선택이다. 그중에서 '신궁'인 주인공에게 가장 타당한 선택은 바로 동생을 구하러 가서 군대와 일전을 벌이는 것이 된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활을 쏘는 재주가 없었다면 이 선택은 관객에게 설득력을 줄 수 없는 무모한 결단에 불과하다.

TV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선덕여왕'에서 덕만이 공주인 것을 알게 된 미실의 선택을 살펴보면 보다 분명해진다. 사실을 인지한 미실 역시 3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덕만을 제거하려 하거나 덕만과 타협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두 사람의 권력 관계다. 미실이 힘이 더 센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은 하지만 굳이 미실이 덕만과 타협하거나 용서를 구할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덕만이 미실의 제거를 다시 시도하는 것이 적절한 개연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개연성은 단순히 영화나 드라마의 이야기 전개에서 가능성을 의미하기보다 '결국 그럴 수밖에 없는 것'에 가깝다.

김삼력<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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