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을 축으로 하는 대구의 산업지형이 낙동강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다양한 필요충분조건 때문이다. 낙동강을 축으로 대규모 산업용지가 만들어지고 연구개발(R&D) 기능과 풍부한 인적 자원, 뛰어난 정주 여건 등이 낙동강 신(新)산업벨트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토양'이 낙동강 벨트의 도래를 이끌어내고 있다.
◆용지 찾아 낙동강으로
낙동강 벨트의 대표 주자인 '대구테크노폴리스'(텍폴)와 '대구국가산업단지'(국가산단)은 대규모 용지를 보유하고 있다. 텍폴은 총 726만9천㎡로 성서 1~5차 단지를 합친 면적(약 1천227만㎡)의 약 60%에 이르는 규모를 자랑한다. 이 가운데 공장용지가 158만9천㎡다. 국가산단은 이보다 규모가 큰 853만㎡에 이른다. 이 때문에 용지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에는 '단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올해 50개 업체 정도가 텍폴에 공장을 착공한다.
지금까지 지역 기업들이 용지를 구하지 못해 영천이나 경산, 칠곡 등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적잖았다.
대구시 경제통상국 안국중 국장은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근로자 100~500인 이상의 중기업으로 성장해 공장을 확장해야 하는데 대구 주변에 용지를 못 구해 어쩔 수 없이 경북으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도심 공단들의 용지 분할도 낙동강 벨트 형성에 한몫을 하고 있다. 로봇산업과 안경산업이 들어섰거나 들어서는 3공단은 아파트형 공장 등이 생기면서 용지가 소규모로 나뉘어 큰 용지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자연스레 낙동강 벨트로 눈을 돌린다는 것.
또한 대구 인근 공단들의 땅값 상승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3공단이나 서대구산단에 재생사업에 들어가면 기업들의 낙동강 벨트로의 러시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낙동강 벨트는 지역뿐 아니라 영남권에서도 흔치 않은 넓은 용지를 자랑하는데도 경남권에서 웬만하면 1시간 내외 거리에 있다. 이로 인해 용지 부족에 허덕이는 부산이나 마산, 창원, 창녕 등에 있는 기업들도 매력적인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가산단이 본격 개발되면 경남 기업들의 입주도 기대할 수 있다.
◆지원 인프라 두루 갖춰
낙동강 벨트 형성 배경으로 다양한 지원 인프라를 골고루 갖춘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R&D 기능이다. 텍폴에는 2014년 학부가 개설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을 비롯해 경북대 IT융합대학원, 계명대 지능형자동차대학원 등이 생긴다. 이와 함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권 센터, 한국기계부품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등 기업 지원 기관들도 줄줄이 들어선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은 물론, 우수 연구인력을 공급할 수 있고 입주 기업들과의 R&D 연계도 가능해진다. 또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의 의료기기 R&D와 3공단의 로봇 R&D 등의 '지원 사격'도 받을 수 있다.
인력 확보가 쉬운 것도 장점이다. 지역에는 전문대를 포함해 52개 대학이 있는 만큼 풍부한 인적 자원을 자랑한다.
대구시 안 국장은 "지역 젊은이들이 대체로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조건만 맞으면 지역에 둥지를 틀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대구경북연구원 나중규 지역산업활성화 본부장은 "구미는 대기업들이 있어 기업 유치는 수월했지만 R&D와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낙동강 축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이런 부분이 상당 부분 해소되기 때문에 앞으로 기업 유치가 탄력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주 여건도 좋은 편이다. 텍폴은 5만여 명이 머물 수 있는 주거시설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인근 달성산단과 국가산단 근로자들도 거주할 수 있는 것. 특히 내년 5월 텍폴 진입도로가 완공되면 대구 도심에서 10분 만에 텍폴에 진입할 수 있어 인력들이 대구 도심에 머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다.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 산업정책팀 김요한 팀장은 "텍폴 진입도로로 인해 달서구 상인동이 베드타운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앞산순환도로와 연결하면 수성구까지도 거주할 수 있다"고 했다. 대구시 안 국장은 "교통여건이 확충되면 연령대별로 봤을 때 수성구는 기업의 고위 관리직, 달서구는 기혼 근로자, 미혼은 텍폴 주거지역에 입주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관산업이 풍부하게 분포된 점도 낙동강 벨트 형성의 요인이다. 성서산단을 중심으로 대구의 공단들에는 메카트로닉스, 로봇, 기계금속, IT 등 다양한 업체들이 산재해 있어 기업들의 협력업체를 구하기가 쉬운 것. 지역업체들로부터 웬만한 부품 조달이 가능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외지나 외투기업들의 유치도 수월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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