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올해 처음으로 '축구전용경기장'을 권고하는 경기규정을 신설해 주목받고 있다.
연맹은 이달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만 석 이상, K리그(2부 리그) 7천 석 이상 관중석을 확보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문구 그대로 권고 사항이지만 대구FC 등 전용구장이 없는 일부 구단에 주는 압박감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FC는 2003년 프로 데뷔 때부터 축구단의 필수 요소인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 없이 운영되고 있다. 구단은 매년 시즌 후 이사회 등 결과 보고를 통해 주인인 대구시에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형식적인 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자주 자리가 바뀌는 공무원들의 업무 특성상 대구FC를 관리하는 대구시 해당 부서에서는 이를 적극 추진하지 않고 있다.
대구FC는 프로 데뷔 11년째를 맞는 올해도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훈련장과 숙소)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희망사항인 이런저런 안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지난해 처음으로 스플릿 시스템 도입과 승강제 시행 후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를 갖추지 않은 광주FC와 상주 상무가 2부 리그로 추락하면서 대구FC 등 인프라가 약한 구단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이미 입증됐듯 프로축구에서도 선수 육성을 위한 시설 유무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후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서는 최대 3개 팀이 2부 리그로 추락하게 된다.
전용구장 등 인프라만 놓고 보면 2부 리그 추락이 예상되는 팀은 대구FC와 성남 일화, 강원FC 등 3개 팀이다. 대구FC는 3개 팀 가운데서도 가장 인프라가 열악하다.
성남은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 모두 없지만 성남시체육회관을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강원은 전용구장은 없지만 클럽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는 전용구장과 클럽하우스 모두 없이 시 경계를 벗어난 경산시 백천동에 원룸을 얻어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대구FC의 유소년축구센터도 숙소 인근인 경산에 있다.
공교롭게도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도시 가운데 전용구장이 아닌 종합경기장을 지은 대구와 광주가 어려움에 빠져 있다. 월드컵을 치른 지역으로 프로축구팀이 있는 서울과 대전, 수원, 전북, 울산, 제주 등은 전용구장인 월드컵경기장을 두고 있다. 종합경기장에서 월드컵을 개최한 부산은 전용구장이 없지만 클럽하우스를 갖추고 있다. 인천은 종합경기장에서 월드컵을 치렀으나 전용구장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지난해 2만300석 규모의 전용구장을 개장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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