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국민 대통합, 예술이 명약이다

국민들은 국민대통합을 주창하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놓고 봄을 기다리고 있다. 막연하지만 희망을 줄 것이라는 정치의 봄과 자연의 봄을 함께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국민대통합, 말이야 간단하지만 그게 어디 쉬 이루어질 일이겠는가. 이념 갈등, 지역 갈등, 빈부 갈등, 계층 갈등, 세대 갈등, 그 무엇으로 국민을 공감시키고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인지 참으로 난제다.

통합을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양보해야 하고,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무지막지로 치닫는 이 경쟁사회에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 갖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스스로는 양보나 배려의 마음을 갖거나 행동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해 주기를 바란다면 통합은 그야말로 꿈도 꾸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내 것을 버리고 양보해야 통합은 이루어진다. 어렵다고 포기해서 될 일도 아니다. 어렵기 때문에 이루어야 할 가치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갈등 비용 지출이 네 번째로 많은 나라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이념 갈등이 있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 우리는 정말 치유하기 어려운 종교 갈등이 비교적 없는 편이다. 그래서 대통합의 가능성은 있다. 정치 지도자를 비롯한 지도층 인사들이 이 일에 앞장서면 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른 갈등은 차치하고, 분단국가 국민이 가져야 할 국가 정체성에 대한 갈등은 없애야 하고, 18대 대통령 당선인이 주장하듯 100%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이 분야의 갈등이 해소되면 지역 갈등은 자연히 숙지게 될 것이다. 작은 문제에 대해서는 꼭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집착을 가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의 사회고 시대는 다양성을 중시하고 있다. 갈등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치환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국민대통합, 그 길은 정치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예술이 아주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예술은 이념을 초월하고 국가를 초월하고 인류가 하나인 것을 증명하는 지상 유일의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를 뒤흔든 것을 보면 우리 예술의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싸이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 출발한 한류가 불러일으키는 힘을 실감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수출 국가로서 그 어떤 상품이 이런 바람을 불러올 수 있었던가. 없었다. 앞으로 생겨야 하겠지만….

2013년 정부 예산은 432조5천억원. 참 어마어마한 숫자다. 그렇지만 문화예술 분야 예산은 그중 고작 1.2%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예술과 문화가 중요하다고 하고, 예술과 문화가 살길이라고 한다. 예술과 문화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예술인들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가. 그건 아닐 것이다. 예술인들이 끼를 발산해서 국민들에게 수준 높은, 혹은 세계 수준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국가가 만들어 줘야 한다.

청년 실업이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지만 예술계에는 세계 유명 대학을 졸업한 예술 인재들의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해외 동포들은 조국의 예술에 목말라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해외 동포 위문 공연을 위한 예술단을 조직하여 순회공연을 하는 일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런 일은 해외 동포를 국민대통합에 참여시키고 예술인 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치적 갈등을 예술로 풀어내는 정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예술을 통해 품위 있게 갈등을 해소하는 길을 모색했으면 한다. 예술만큼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일은 없을 것이고 그 효과 면에서도 예술을 따라올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문무학<사회통합위원회 대구지역협의회 의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