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전통 장류 문화의 맥을 계승하고 있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별미장'이 소개돼 있다. 별미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두장(콩장)
이 장류는 된장의 일종으로 조장법은 이러하다. '콩을 볶아 가루를 내서 가루 한 말에 밀가루 서 말을 섞어 버무려 메주를 만들어 띄운 후 햇볕에 말려 메주 열 근에 소금 다섯 근과 물을 넣어 숙성시킨다'고 전한다. 대두장의 특징은 밀가루를 혼합해 메주를 만들어 장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맛의 특징은 콩 단백질의 구수한 맛과 전분의 단맛이 어우러져 달고 구수하다는 점이다. 어쩌면 미소된장과 비슷한 맛이거나 요즘의 밀이 함유된 개량 된장의 맛과 흡사한 형태라 여겨진다.
◆소두장(팥장)
팥과 밀가루를 이용한 된장류다. 원조는 조선 중엽 실학자 박세당이 역은 '색경'(1676년)에 최초로 '소두(팥)를 재료로 장을 담갔다'고 전한다.
조장법은 '정월부터 3, 4월까지 팥만으로 메주를 만들어 황의(黃衣'노란 곰팡이)를 입히고, 황두(흰콩)를 삶아 소금을 비벼 침장하여 소두장을 만들었다. 조선 말기 '시의전서'에서의 소두장 침장법은 '팥을 삶아서 전분을 얻어 말린 후 밀가루와 합하여 반죽, 띄운 지 한 달 만에 꺼내어 광주리에 담아 매달아 둔다. 이듬해 2월에 가루 낸 것 스무 근에 소금 열 근가량으로 침장한 지 두 달 후에 먹는다'고 전한다. 이 팥된장은 달콤한 된장으로 사랑을 받아온 별미 된장이다. 단맛은 전분이 풍부한 팥과 밀가루를 띄워 만든 메주로 만든데다 전분 분해 효소가 풍부한 곰팡이들이 번식, 당화된 때문일 것이다.
◆대맥장
보리된장의 일종이다. 조선 초'중기에 걸쳐 말기까지 많은 문헌에 등장한 장류다. 검은콩을 이용하되 보릿가루를 섞어 누런 옷(황의'노란 곰팡이)을 입힌 메주를 만들어 말린 후 분쇄한다. 메주 한 말에 소금 두 근, 정화수 스무 근으로 침장하여 담근 장이다.
◆칠월 즙장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장류다. 조장법도 아주 특이해 요즘에도 그 조장법대로 만들어 본다면 특이한 맛을 기대해 볼 만 할 것이다. 조선 말 시의전서에 전하는 조장법은 '칠월에 콩을 물에 불려 7일 만에 건진 후 콩 한 말이면 보리 두 말과 밀기울 서말을 찐 후 떡을 만든다. 어린 아이 주먹만하게 만들어 시렁에 멍석 같은 것을 깔고 떡을 펴고 쑥을 무겁게 덮는다. 7일 정도 띄워 떡에 누런 옷(곰팡이)을 입히고 햇볕에 잘 말린 후 잘게 부수어 굵은 체에 쳐서 입자를 고르게 한다. 항아리에 넣을 때 가루를 두껍게 뿌리기를 반복하여 항아리 입구를 단단히 봉한다. 이를 새 말똥에 묻거나 두엄(거름 더미)에 묻어 14일 정도 숙성시켜 꺼내 먹는다'고 전한다.
이 즙장은 메주의 원료 구성이 콩'보리'밀기울로 된 것이 특별하다. 침장 시에 소금이나 간장을 넣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단지 메줏가루와 채소로만 이루어진 장류로 염장발효를 거치지 않고 주정발효(酒精醱酵), 즉 알코올 발효로 이루어진 장이다.
◆전주 즙장
전래되고 있는 즙장류 중 지역 이름이 붙은 유일한 장이다. 조장법은 조선 초기부터 전해 오고 있다. 특이한 것은 콩과 함께 가을 보리로 즙장 메주를 만든다는 것이다. '가을보리를 깨끗하게 씻어서 노랗게 볶은 것 한 말에 콩 다섯 말을 볶아 껍질을 가려내 함께 찧어 가루를 내어 쌀뜨물과 섞어 호두 크기만하게 덩어리를 짓는다. 큰 시루에 김 올려 찐 다음 닥잎이나 뽕나무잎에 싸서 황백의(황색과 흰색 곰팡이)가 입혀지기를 기다렸다가 그대로 말린 후 볕을 쪼여 가루를 내어 간장으로 버무리고 즙장과 함께 항아리에 담아 마분 속에 묻어 9일간 숙성시킨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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