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약령시의 재발견] 약전골목 살리기

상권 급속 쇠퇴…한약업소 10년새 절반 줄어

대구 약령시는 전국 최고의 한약 시장이었다. 2005년엔 한방특구로 지정됐다. 대구 약령시는 354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한방 문화의 요람이었다. 하지만 급속한 상권 위축과 함께 2000년을 기점으로 점차 쇠퇴하고 있다. 규모도 초라해지며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흔적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최근에는 자연 소멸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위기는 주변 환경 변화와 보존 대책의 부재 때문이다.

◆"이대론 10년 내 사라질 위기"

약령시 인근에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인근 건물의 임대료가 뛰었다. 영세 한약업소들은 치솟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씩 떠나고 있다. 2009년 225곳이었던 한약 관련 점포는 지난해 말 179곳으로 줄어들었다. 전성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영세한 한약업소가 문을 닫고 떠난 자리에 주차장과 커피전문점, 식당, 미용소 등이 들어서고 있다. 이대로 가면 10년 내에 대구 약령시가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는 위기 의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문화유산은 한 번 없어지면 복원하기 어렵다. 소중한 자원이 사라지기 전에 잘 보전하는 특별대책이 필요한 때다.

◆생존을 위한 수출 전략

"한방의 메카 대구 약령시를 알리는데 우리가 앞장서겠습니다."

대구 약령시의 ㈜약령시명가담우리가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부분 업소들이 수백 년 동안 이어온 한약재와 한약 판매에만 의존해온 데 벗어나 신제품을 개발하여 고객을 찾아 나서고 있다.

약령시명가담우리의 윤권숙 대표는 "가만히 앉아서 찾아오는 고객을 기다리는 것은 죽는 날만 기다리는 것과 같다"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 약령시의 한약의 효력을 담은 현대식 한약 식품을 개발해 국내 보급뿐 아니라 수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만이 대구 약령시를 살릴 수 있는 대응 전략"이라고 밝혔다.

약령시명가담우리는 2002년 약령전통식품 회사로 출범해 2009년 '㈜약령시명가담우리'란 벤처기업으로 전환했다. 특히 진흥당 한약방을 주축으로 우리나라 한약 제조의 전통 방식인 '한방용 중탕장치'를 개발, 2011년 특허를 받았고 2009년엔 ISO 9001:2000 인증을 획득했다. 2011년 10월 까다로운 미국 FDA의 승인을 받기도해 제품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약령시명가담우리는 우리나라 한방의 전통 보약인 '공진당' '경옥고'와 효능이 비슷한 약령생력고와 약령생력환 등의 건강식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늘환, 홍삼음료, 삼채이야기 등 다양한 건강식품과 한방 로션 등 화장품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등 유망 중소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담우리에서 만든 '한방진 보디로션'이 대구 약령시 RIS 사업단 제1호로 품질인증을 획득하는 등 대구 약령시 대표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이달 16일엔 세계실업㈜과 한방식품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 (MOU)를 체결, 올해 10억원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표는 "역사와 전통을 기본으로 한 신뢰와 정직의 기업 정신을 바탕으로 품질이 우수한 한방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한방연구기관과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최상의 품질, 다양한 상품 개발, 신속 정확한 서비스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대구 약령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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