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만 68세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연구원은 기획재정부 알리오시스템에 등록한 '국민연금 지급개시 연령 상향조정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만 68세로 늦춰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올해부터 2034년까지 지급 개시 연령을 3년마다 한 살씩 올려 만 68세로 조정하고 이후에는 기대수명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지급 개시 연령 조정에 맞춰 현재 만 59세 이하로 제한된 연금가입 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의 시뮬레이션 분석에 따르면 지급 개시 연령을 만 68세로 올리면 2060년으로 예상되는 재원 고갈 시점이 2069년으로 9년가량 연장된다. 여기에 기대수명에 연동시키는 조치가 더해지면 2078년에는 연금 지출액을 최대 15%까지 절감하게 되며 현재 20년을 넘는 연금 수령기간도 2050년에는 17~18년 내외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누리꾼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은 23일 "연구원이 개인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단순 연구보고서로 정부나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추진하고 있는 사항이 아니다. 알리오시스템은 공공기관의 경영 정보를 통합하여 공개하는 시스템으로 확정되지 않은 단순 연구보고서도 게재하도록 되어 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방만한 운영으로 기금이 바닥나니 궁여지책으로 지급 시기를 늦추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공단이 잘못 운영한 책임을 왜 국민에게 떠넘기려 하느냐. 월급쟁이는 노예인가. 이미 불입한 연금을 돌려 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연장하려는 사전 포석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누리꾼은 "국민연금연구원이 이유 없이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다. 결국에는 수령 개시 연령이 만 68세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유성 고려대 교수는 "단순 보고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고령화 속도가 워낙 빨라 기금 고갈은 시간 문제다. 따라서 국민연금 관련 논의는 덮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국민연금 전반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연금 수령 시기를 만 68세로 늦추면 은퇴 시기와 국민연금 수령기간까지의 공백기가 너무 길어지게 된다. 사회 통합이나 연금의 신뢰도를 구축하는데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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