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타리 없는 아파트 '불안'…시지동화아이위시 주민 마찰

조경수 듬성 외부서 보여…단지내 보안·안전 '허술'

다음달 입주 예정인 대구 수성구 시지 동화아이위시 아파트 입주민들은 시공사가 울타리를 하지 않고 단지 내 시설과 조경을 부실하게 하는 바람에 주민 안전이 위협받는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다음달 입주 예정인 대구 수성구 시지 동화아이위시 아파트 입주민들은 시공사가 울타리를 하지 않고 단지 내 시설과 조경을 부실하게 하는 바람에 주민 안전이 위협받는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두 자녀를 둔 직장인 이상민(가명'37) 씨 부부는 최근 입주하기로 한 새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고 실망했다. 다음 달 입주를 앞두고 사전 점검차 아파트를 찾았지만 단지 울타리가 없었다. 이 씨는 "요즘 아파트 트렌드가 단지 내 보안과 안전 확보에 힘을 쏟는 데 반해 입주할 아파트에는 허점투성이다. 새집으로 이사하는 기쁨이 사라졌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 시지 동화아이위시가 입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아파트 울타리 역할을 하는 조경이 조밀하지 못해 단지 생활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데다 지하주차장 입구는 지붕조차 없어 눈'비가 오면 사고위험이 높다.

특히 입주민들은 단지 가까이에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가 우범지대로 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9일 오전 시지 동화아이위시. 단지 주위로 어른 무릎높이의 돌계단이 둘러쳐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조경수가 식재돼 있다. 시공사인 동화주택이 친환경 아파트를 내세워 울타리 대신 나무를 심었다.

하지만 조경수가 듬성듬성해 단지로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입주를 앞둔 김모(51) 씨는 "울타리도 없고 경비실도 하나밖에 없어 아이들이 걱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수성구 A아파트는 2008년 입주 때 담장을 설치하지 않고 동화아이위시처럼 잔디와 조경수로 울타리를 대체했지만 잦은 외부인 침입과 도난 사고로 1.2m 높이의 담장을 새로 쌓았다.

수성구 B아파트 역시 2010년 담장 없이 지어졌지만, 입주민들이 지난해 담장을 세웠다. 주민 이모(40'여) 씨는 "담장이 없을 때 사람들이 잔디를 함부로 밟았고 주변에 쓰레기 투기도 많았다. 특히 주민이 아닌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어 불편했다"고 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담장이 없을 때는 외부인들이 들어와 난동을 부리는 일도 잦았다"고 했다.

수성구 C아파트도 지난해 1.4m 높이의 담장을 2m로 높이고, 45m의 담장을 추가로 설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화아이위시는 최근 다양한 방법으로 보안을 강조하는 아파트 트렌드와는 반대로 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지하주차장 가림막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주민들은 불평을 쏟아냈다. 눈'비가 올 경우 미끄럼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

한 주민은 "올겨울만 해도 대구에 눈이 자주 왔는데 지하주차장 덮개가 없이 눈이 오면 경사진 면을 어떻게 오르내리느냐"고 따졌다. 주민들은 입주 후 주민대표회의를 구성해 조직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대해 동화주택 측은 "공사에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입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추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화아이위시는 전용기준 71㎡(28평)형 82가구, 전용 84㎡(33평)형 270가구로 구성돼 있으며 2011년 5월에 분양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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