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둘째 아이를 처음 유치원에 보내게 된 이모(32'여'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확대된 무상보육 정책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지출하게 된 교육비 때문에 아이를 다시 어린이집으로 보낼지 고민하는 중이다. 유치원에 등록하면서 정규 과정 외에 각종 특별활동, 특성화 교육을 신청하고 나니 정부지원으로 매월 받게 되는 29만원을 제외하고도 50만원 정도를 더 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무상보육 지원에도 불구하고 첫째 아이를 키울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든다"며 "학부모가 부담하는 교육비는 차이가 없고 유치원만 배를 불리는 것 같다"고 했다.
정부의 보육료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학부모들은 오히려 교육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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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학비 지원을 받는 일부 사립 유치원에서 특성화 수업, 심화학습, 특별활동 등 명목상 방과 후 수업을 하면서 학부모들로부터 교육비를 더 걷어 들이기 때문이다. 일부 유치원이 입학과 동시에 일시 지불을 요구하는 원복비, 교재비, 물품비나 정규과정에 포함된 특별활동비 등도 유치원 학비를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일부 유치원은 숲 체험비, 영어교재비, 교구비 등 정규 과정 학비 외에 일시적'정기적으로 특별활동비를 요구하고 있었다.
방과 후 과정은 방과 후 교사가 정규 과정과 유사한 수업을 오후에도 진행하는 형태로 이뤄지게 돼 있지만 대다수 사립유치원이 방과 후 과정 명목으로 특성화 교육 과정을 개설해 홍보하고 있다.
일부 유치원의 경우 '방과 후 과정'을 통해 정규과정과 유사한 형태의 교육 및 보육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고지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이전까지 운영되던 종일반, 즉 방과 후 과정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학부모도 많았다. 결국 '남들 다 참여하는 특성화 교육에 우리 아이만 빠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1인당 3, 4개의 특성화 과정에 등록해 매월 10만~20만원 정도 추가 부담을 하는 것. 직장인 이모(34'여'대구 달서구 용산동) 씨는 "입학 상담할 때 '특성화 과정에 등록하지 않은 아이들은 특성화 수업시간 동안 혼자 놀아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등록했다"며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돌봐줄 곳이 필요한데 사교육비도 아낄 수 있으니 20만원 정도 더 내더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구시교육청 창의인성교육과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의 특성화 과정은 운영이나 비용이 유치원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과정을 개설하거나 과다한 교육비를 요구하는 경우 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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