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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인사청문, 남이 하면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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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사청문회와 언론을 통한 '인물 검증'을 '신상 털기'로 비유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검증의 이름으로 너무 오래된 일을 끄집어 내 재단하고,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이 내놓은 해법은 '신상 문제는 비공개 과정에서 검증하고, 국회는 정책과 업무 능력만 검증하자'는 것이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곧바로 청문회 법을 손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자세를 고쳐 앉고 있다.

지난해 새누리당 대선 경선 당시가 떠오른다. 당시 박근혜 후보를 향해 경쟁 후보들이 완전국민경선제로의 '경선 룰 개정'을 요구했다. 대권 주자들의 기 싸움이 지루하게 전개되던 차, 박 후보는 "룰에 선수가 맞춰야 한다"는 소신과 원칙을 내세웠고, 룰 개정은 없던 일이 됐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에 묻고 싶다. 2000년 도입된 인사청문회 법이 정착된 지 14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신상 털기'로 비치는 이유는 혹 꺼내놓은 카드를 퇴짜맞은 데 대한 불쾌감의 발로는 아닌가. 그리고 이 기간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수많은 임명직은 실로 엄청난 바른생활맨들이어서 가능했는가. 그리고 박 당선인과 친박계 주류가 외쳤던 선수가 정해진 룰을 지켜야 한다는 소신은 지금에 와서 변한 것인가.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행정부의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의 검증절차를 거치게 하면서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게 하는 장치가 필요해서 만든 것이었다. 대통령의 인사(人事)가 적재적소(適材適所)여서 혹 함량 미달로 인한 추후 피해가 없도록 하자는 검증이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으니 과거의 언행(言行)과 그의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어림이라도 짐작해보는 것이다. 민주적 사회에 살고 있는 국민은 청문회와 언론보도를 통해 그런 '알권리'를 충족하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새누리당 청문회 위원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것을 두고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의혹 말고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씁쓸했다. 그게 작은 일인가. 천하의 인재를 얻어 쓰는 일을 너무 쉽게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인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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