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조각 작업이 늦어질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무총리와 내각 인선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충분한 검증을 통해 낙마자가 최대한 없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책임총리제'를 밝힌 만큼 총리 후보가 각료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도록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2의 '김용준 쇼크'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각오로 읽힌다.
총리 후보자를 설 연휴 이후 발표하더라도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청문회가 길어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 박 당선인 주변부의 판단이다. 청문회법상 20일이라는 기간은 가장 길게 본 것으로 짧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털어서 나올 것이 없는데 시간을 끌면 야권 탓을 할 수도 있다. 총리 후보자는 10일 정도, 장관 후보자들은 일주일이면 청문회를 마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박 당선인의 '준비 부족' 탓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따끔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선 때 일부 인사들이 박 당선인에게 섀도 캐비닛(예비내각)을 일부라도 발표하면 박근혜 정부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고 조언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며 "결국 당선 뒤는 '알아서 되겠지'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인수위가 늦게 꾸려지면서 모든 일정이 밀린 것도 결국 박 당선인과 그 주변부가 자초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 당선인 측이 '김용준 낙마'로 인사검증팀을 보강한 뒤 철야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지만, 박 당선인 측이 이명박 정부로부터 2만 명의 인사 자료를 넘겨 받아놓고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당선인이 그동안 꼭 필요한 분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아 일을 맡기는 '수직적 분할 통치'를 보여왔는데 최근 인선은 검증 국면을 뚫을 수 있는 청문회용으로 흘러가면서 인사의 본질이 흐려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또 한꺼번에 발표하는 '원샷 조각' 이야기가 나오지만, 돌다리를 충분히 두드려 준비된 사람부터 발표하는 '찔끔찔끔' 인선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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