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리 역전' 은행 〉저축銀·상호금융조합

저축은행과 상호신용조합의 예금 금리가 은행 금리 수준으로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두 곳의 예금 금리가 은행 금리보다 높다는 금리 공식이 깨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은행 금리가 더 높은 금리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달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38%로 1년 전 연 4.49%에 비해 1.1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예한별'예한솔저축은행, 신한금융지주가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해 만든 신한저축은행, 삼보상호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9%에 불과하다. 현재 대구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3.1%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역전된 셈이다.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등 상호금융조합의 예금 금리도 줄줄이 내리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해 1월 연 4.57%에서 올 1월 연 3.47%로 떨어졌다. 신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도 2011년 말 연 4.71%에서 지난해 말 연 3.58%로 하향 조정됐다.

또 단위 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해 초 연 4.15%에서 현재 연 3.17%로 하락해 은행 금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상호금융조합의 예금 금리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은행 금리와의 차별성은 더욱 희석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조합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농협중앙회는 1년 예탁금 금리를 연 3.35%에서 연 3.25%로 내렸다.

신협중앙회도 1년 예탁금 금리를 연 3.35%에서 연 3.3%로 낮췄다. 예탁금은 단위 조합이 돈을 굴려 달라며 중앙회에 맡긴 자산으로 예탁금 금리는 단위 조합의 금리 책정 잣대가 된다. 일반적으로 중앙회가 예탁금 금리를 내리면 1~2개월 후 단위 조합 금리도 떨어진다.

저축은행과 상호신용조합의 예금 금리가 경쟁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경기 침체로 자산 운용이 여의치 않자 역마진을 우려해 금리를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이 중앙회에 맡긴 예탁금은 지난해 말 5조1천억원으로 2011년 말 3조3천억원에 비해 54.5%(1조8천억원) 증가했다.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예금이 비과세 상품이어서 운용 능력 이상으로 돈이 몰리다 보니 고육지책으로 예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상호금융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종료될 예정이었던 비과세 혜택이 2015년까지 연장되면서 예금이 계속 늘고 있다. 예금 금리 이상으로 수익을 올릴 만한 자산 운용처가 마땅치 않아 예금 증가가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예금 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은행과의 금리 차이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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