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기업 계열사 토마토 재배 진출, 화난 農心

'논공 토마토' 허건 농협조합장…"첨단 시설, 대규모 온실 5월부터

김문오(왼쪽) 달성군수와 허건 논공농협 조합장이 논공토마토 홍보에 나서고 있다.
김문오(왼쪽) 달성군수와 허건 논공농협 조합장이 논공토마토 홍보에 나서고 있다.

대구지역의 대표적 농산물 브랜드인 달성군 논공읍 일대의 '논공토마토' 재배농민들이 최근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있다.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팜화옹이 정부 지원을 받아 지난해 말 경기도 화성시 화옹간척지에 유리온실단지를 설립하고, 앞으로 이곳에서 5천t에 이르는 토마토를 출하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달 5일 전체 130여 논공 토마토 재배농 가운데 일손이 바쁜 농가를 대신한 농민 30여 명도 전국토마토생산자 대책위원회가 세종시 농림수산식품부 건물 앞 공터에서 가진 규탄집회에 참석해 전국의 토마토 재배농가들과 함께 불만을 표출했다.

논공토마토의 계통출하를 맡고 있는 논공농협 허건(66) 조합장은 "현재 토마토 660㎡ 규모 1동당 조수익이 평균 1천만원으로 잡았을 때 비닐하우스 난방 유류대 400만~500만원 등을 포함해 전체 생산비가 70%를 차지하고 순수익은 3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허 조합장은 "지금의 사정도 어려운데 대기업 농업회사가 첨단시설과 대규모 온실을 갖추고 생산, 가공, 포장, 유통까지 해서 내수와 수출시장을 유린한다면 전국 토마토 생산농민들은 결국 논바닥에 주저앉고 만다"며 "영세농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농업생산 진출을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동부팜화옹은 "국내 농가들이 해외에 수출하는 토마토의 90~95%가 방울토마토인데 반해 화옹온실에서 생산하는 토마토는 외식업체 수요에 맞춘 토마토(대과)로 일본, 러시아 등지의 수출시장에서 국내농가와 경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밝혔다.

이에 대해 허 조합장은 "전국의 토마토 재배농민 모두가 대기업 농업회사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며 "올봄에 농업회사의 토마토가 대량 출하될 경우 10㎏들이 한 상자에 5만원짜리가 당장 2만원 정도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논공토마토작목반연합회 변창균(60) 회장은 "토마토는 고온성 농작물로 생육 온도를 영상 8~10℃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올해 겨울은 잦은 비와 폭설, 한파 등으로 난방비가 예년에 비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 농업회사의 출현은 엄청난 충격"이라고 했다.

달성군 농업기술센터 구본은 소장은 "해마다 지방자치단체가 영세 토마토 생산 농가를 위해 적정 규모의 비닐, 철재, 포장상자, 면세유 등을 지원해 오고 있는데 대기업 농업회사가 전국의 토마토 시장을 잠식해 농민들의 어려운 사정이 지금보다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논공토마토는 지난 1975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해 1997년에 품질 인증을 받았다. 재배면적 55ha, 생산량 5천700t, 생산농가 130여 호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논공지역을 비롯해 하빈, 다사 등 현재 달성군 전역에는 모두 218농가가 재배면적 115ha에서 연간 1만1천239t의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토마토 주산지인 논공은 물론 달성군 지역은 낙동강변의 비옥한 사질토와 기후조건이 맞아 토마토 재배의 최적지로 확인된 가운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는 당도가 높고 육질이 단단하고 저장성이 좋아 '좋은 친구들'이란 브랜드로 대구는 물론 부산, 서울 등지에서 높은 가격에 출하되고 있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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