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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선약수 같은 교황의 아름다운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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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 임기가 보장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3월 1일 오전 4시 모든 것을 내려놓는 자진 사임을 발표했다. 86세 생일을 두 달 앞둔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하느님 앞에서 거듭 성찰해본 결과 기력이 떨어져 더 이상 직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며 전 세계 12억 로마 가톨릭계의 수장 자리를 스스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인간적인 한계를 털어놓고, 향후 봉쇄수도원에서 남은 삶을 마감하겠다는 교황의 결단은 흐르는 물처럼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삶으로 돌아간다는 용기이자 인생 100세 시대에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온화하고 겸손한 학자풍의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지난 2005년 즉위한 지 7년 10개월 만에 선종(善終)이 아닌 생전 퇴임을 선택했다. 권좌에 대한 집착 대신 스스로 물러남을 택한 결단은 고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 세계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78세 고령으로 즉위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재임 기간 중 이슬람 유대교 등 타 종교와의 대화를 중요시하고, TV 인터뷰나 우주인과의 화상 인터뷰, 교황청 트위터 개설 등을 통해서 가톨릭의 대중화와 소통에 힘써왔다. 변혁의 물결 속에 동성애'이혼'신부 성범죄 등과 직면하는 대형 악재를 겪기도 했으나 보편성을 지닌 가톨릭의 정체성을 다잡기 위해 헌신하고 성과도 거뒀다.

아프리카 흑인계 교황이냐, 다시 이탈리아계냐, 남미계 교황이냐로 압축되는 차기 교황의 선출은 3월 24일부터 시작될 시스티나성당에서의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순교자들이 자발적으로 가톨릭을 받아들인 자생 교회의 기적을 지닌 한국 가톨릭에는 교황 선출권을 지닌 80세 미만 추기경이 한 명도 없다. 김수환, 정진석에 잇는 제3의 한국 추기경 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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