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6명의 새 정부 장관들을 내정했다. 검찰 출신인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내정된 장관들은 군 출신인 국방부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고시를 거친 관료 출신이다. 최근 북핵 위기까지 고려해 정부 운용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중시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에 기대되는 참신한 인사의 발탁은 찾아볼 수 없으며 박 당선인이 내건 시대 변화와 탕평 인사와도 거리가 있다.
관료 출신 장관들은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부처를 쉽게 장악함으로써 '책임 장관제'를 염두에 둔 박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관료 출신 장관들은 조직의 생리에 익숙해 관료주의를 타파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책임 장관제'가 구현되기보다 박 당선인이 국정 과제를 일일이 챙기고 장관들은 그 뜻을 받드는 형태로 갈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의 내각 인선이 보수색이 강해 새 정부 초기의 각종 국정 개혁 과제들을 수행하기에 적합지 않은 측면도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공안 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검찰 개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안보 진용의 경우 윤병세 외교,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도 국방장관 출신이어서 균형 감각을 잃을 우려도 있다.
박 당선인은 정부조직 개편 결과가 나오는 대로 나머지 11개 부처 장관을 발표할 예정이다. 무색무취한 내각 인선에서 벗어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 박 당선인의 정책적 지향점이 반대 진영의 정책까지 포용하고 있기에 인재 풀을 더 넓혀 과감한 인사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탕평 인사를 통해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되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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