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러분의 생각은?] 홀몸노인'고독사 예방 대책은?

▶부모님부터 챙기고 이웃 어르신 안부 확인

'고려장'을 아는가? 자식들이 늙고 쇠약한 부모를 산에다 버리는 장례 풍습이다. 실제로 그런 풍습이 있었다는 역사적 증거는 없다. 설화 속에나 등장할 뿐. 하지만 노인들이 잇따라 '고독사'(혼자 죽음을 맞이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 발견되는 것)를 맞는 요즘 세태를 보면 뭔가 되새겨 볼 의미가 있다.

고려장 설화 속에서 아들은 늙은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산으로 오른다. 산 깊숙한 곳에 아버지를 버리고, 지게도 버리고 온다. 지게도 이제 쓸 일이 없어졌으니까. 하지만 손자는 아버지에게 한마디 한다. "나중에 아버지가 늙으면 산에 지고 갈 때 제가 써야 하니 지게를 다시 가져오십시오." 그제야 아들은 '불효'를 깨닫고, 아버지를 다시 모시며 지극정성으로 효를 다했다고 한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아들은 순수하게 불효만 깨달은 것일까? 어떤 이기심도 작용했을 것이다. "나의 노후를 지켜야 해. 그러려면 내 아들에게 모범을 보여야지. 그래야 내가 아버지를 모시듯, 아들도 나를 모실거야." 좀처럼 체감이 안 되던 잘못된 풍습의 폐해가 먼 미래의 늙은 자신에게 생생히 투영된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은 종종 긍정적으로 활용된다.

홀몸노인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고려장의 교훈에서 출발할 수 있다. '나도 언젠가는 늙는다. 그리고 쓸쓸해질 수 있고, 충분히 위험한 상황(고독사)을 맞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는 것이다. 뉴스에서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고 하면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둘을 합쳐보자. '홀몸노인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우리 모두의 얘기다.

먼저 고향에 계신 늙은 부모님부터 챙기자. 하루 한 번 이상 전화는 필수. 매달 하루 이상 쓰는 월차 휴가는 공기 좋고, 물 좋은 고향집 나들이로 활용하자.

그런 다음 주변을 둘러보자. 자식과 연락이 끊겼거나, 자식이 먼저 세상을 떠난 홀몸노인들이 이웃에 적잖다. 다행히 요즘 동네마다 여사님들 중심으로 각종 '자원봉사+친목 모임'이 활성화 돼 있다. 이런저런 좋은 일을 참 많이 하지만 홀몸노인 챙기기에 좀 더 비중을 할애해주면 좋을 것 같다. 어르신들 모시는 동네잔치 열면 적극적으로 돕겠다.

박철수(경북 예천군)

▶홀몸노인 많아…이웃과 관계 맺는 행사 필요

사람들과 접촉을 끊고 사회 속 외톨이가 된 홀몸노인들이 주변의 무관심 속에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고독사 문제다. 노인 자살도 심각하다고 한다. 역시 질병의 고통에 더해 사회에 대한 무기력증을 견디다 못해 비극적인 최후를 선택한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절대 빈곤층인 것은 이미 익숙한 얘기다.

내 주변에도 홀몸노인이 살고 있다.(정확한 표현은 '살고 있는 것 같다'이다. 주변에 아무리 가까이 살고 있다고 해도 서로 접촉이 깊숙하지 않기에 추측할 수밖에 없다. 일단 부끄러운 일이다.) 작은 손수레에 폐지를 담아 다니는 모습을 하루에 여러 번 보기도 한다. 이웃일 것이다. 그리고 아들'딸이나 며느리 등 다른 사람이 어르신과 함께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혼자 사는 어르신일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종종 폐지를 모아 드리면 어르신은 늘 "고맙다"고 하시고, 그런 식으로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어르신과의 관계도 늘 여기까지다. 더는 진도를 나가기 힘들다. 분명 혼자 사는데다 생계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서 뭔가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지레짐작으로 어르신에게 "아들'딸은 없느냐?" "집이 어디냐?""생계가 얼마나 어려우냐" 캐묻기 힘들다. 뜬금없거니와 어르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줄까봐서도 더더욱.

주민센터나 복지 관련 기관'단체 등에서 이런 어르신들에게 충분히 도움을 주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도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일부 있다고 한다. 걱정이다. 늘 보는 어르신이 갑자기 거동이 불편해져 바깥 출입을 못하게 되면, 그래서 자칫 안타까운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면, 먼저 손 내밀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내 마음만 며칠 불편하다 말 일은 분명 아닌데.

구체적인 방법은 잘 모르겠다. 다만 이런 어르신들이 용기를 내어 자기 처지를 거리낌 없이 얘기할 수 있고, 그러면 뜻과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역시 부담 없이 손을 내밀 수 있는, 그런 장소나 행사가 동네 단위로 활성화되면 좋을 것 같다.

익명 요구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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