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백억원 들인 낙동강 전망대 '애물단지'

화장실·식수시설 없어 불편…시민 출입 막으려 입구 차단, 교통체계 복잡·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구미보 및 남구미대교 전망대가 접근성과 부대시설이 부족하거나 문조차 못 열어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전병용기자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구미보 및 남구미대교 전망대가 접근성과 부대시설이 부족하거나 문조차 못 열어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전병용기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구미보와 남구미대교에 조성된 전망대가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백억원을 들여 지었지만 접근성이 낮고 부대시설이 부족해 방문객이 거의 없는 형편인 것. 더구나 남구미대교 전망대는 사업이 종료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시설물 미설치를 이유로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해 8월 구미시 해평면 구미보에 지상 3층 규모의 전망대를 완공했다. 구미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를 활용해 보의 기능을 홍보하고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지역 명소로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전망대 내부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홍보 자료와 간단한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 전망대는 주말에만 간간이 방문객들을 볼 수 있을 뿐 평일에는 인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썰렁하다. 더구나 전망대 내에 화장실이나 식수시설이 없어 방문객들은 전망대에서 400m가량 떨어진 간이화장실을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개관 한 달 만에 천장과 바닥재, 마감재 일부가 떨어져 부실공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구미시 공단동 남구미대교에 세워진 전망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낙동강 25공구 공사를 맡은 삼환기업 컨소시엄은 지난해 공사비 846억원을 들여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남구미대교 상류 오른쪽에 지상 7층 규모의 전망대를 세웠다. 이곳은 지난해 10월 국토해양부가 구미시로 시설물 관리권을 넘겼지만 아직 개관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남구미대교 전망대는 시민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입구를 차단했고, 승강기는 아예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다.

접근성도 크게 떨어지는 형편이다. 자동차를 이용해 방문하려면 대교 아래 하천 둔치 주차장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교통 체계가 복잡하고 안내판조차 없어 접근이 쉽지 않다. 남구미대교 인도를 통하면 쉽게 들어갈 수 있지만 남구미대교 양쪽으로 구미 국가산업단지 1'3단지가 있어 인도를 이용하는 시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회사원 석우현(43) 씨는 "4대강 사업이 끝난 지 1년이 넘었는데 전망대를 아직까지 개방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행정기관의 업무태만"이라며 "접근도 어려울뿐더러 전망대에만 800억원이 넘게 들인 건 전형적인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건설과 관계자는 "구미보 전망대는 상수도보호구역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화장실과 식수시설 등을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남구미대교 전망대는 CCTV와 통신시설 등이 설치되지 않아 접근을 막고 있으며 다음 달 중으로 개관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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