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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너무 달라'… 신천 좌안과 우안 산책로

편의시설이나 도로 사정이 좋은 신천 좌안과 시멘트 포장만으로 이뤄진 신천 우안 산책로.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편의시설이나 도로 사정이 좋은 신천 좌안과 시멘트 포장만으로 이뤄진 신천 우안 산책로.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시민들이 여가를 보내기 위해 찾는 대표적인 장소인 신천 둔치의 우안(신천동로 방면)이 좌안(신천대로 방면)에 비해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걷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천의 시설 설치를 담당하는 대구시 시설안전관리사업소는 공간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신천 둔치 우안 정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혜성(66'여'대구 수성구 상동) 씨는 신천 우안에서 운동하기가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보행자도로에 우레탄 포장을 해 걷거나 뛰어도 발목이나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좌안 산책로와는 달리 우안 산책로는 시멘트포장만 돼 있어 걷거나 뛸 때 관절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 김 씨는 "평소 신천 우안 산책로를 통해 앞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택하는 데 신천 우안 도로를 걷다 보면 산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리가 아파온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딱딱한 산책로에 불편을 느끼고 잔디밭으로 산책하기도 했다. 15일 오후 신천 희망교~상동교 구간에서 산책을 즐기던 한 시민은 "시멘트 도로로 걷다 보면 발목이나 발바닥에 불이 나듯이 아파서 결국 안 되는 줄은 알지만 잔디밭을 밟으며 걷기도 한다"고 말했다.

화장실이나 가로등과 같은 편의시설도 우안이 좌안에 비해 훨씬 부족하다. 희망교~중동교 구간의 경우 좌안의 화장실은 희망교 아래 2곳이 있지만 우안은 한 곳도 없다. 김중현(60'대구 수성구 상동) 씨는 "가끔 우안 둔치에서 운동하다 보면 화장실을 급하게 가야 할 경우가 생기는 데 화장실을 찾을 수가 없어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고 했다.

운동시설이나 놀이 시설도 좌안보다 훨씬 부족하다. 희망교 근처에서 산책을 하던 김형자(59'여'대구 수성구 상동) 씨는 "우안이 좌안보다 운동시설이 부족해서 산책 나오면 뭔가 지루하고 심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민현(59'대구 수성구 상동) 씨는 "산책로 폭이 좁은 탓에 낮에도 보행자가 자전거를 피하지 못해서 보행자가 다치는 사고도 목격한 적이 있다"며 "밤이 되면 좌안 쪽은 가로등이 있어 환한데 우안 쪽은 가로등 하나 없이 어두침침해서 사고가 날 위험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천의 시설 설치를 담당하는 대구시 시설안전관리사업소는 예산 문제와 도로 구조상의 문제 때문에 편의시설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천 우안의 폭이 좌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은 데다 자동차 도로와 맞붙어 있는 구조 때문에 시설을 설치하고 싶어도 설치할 공간이 없다는 것. 가로등의 경우도 신천 우안의 경우 신천동로에 설치된 가로등 불빛으로도 충분히 산책로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이 대구시 시설관리사업소의 입장이다.

대구시 시설안전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우안 쪽 산책로에 우레탄 포장을 하는데 현재 신천의 관리 비용으로는 엄두를 내기 힘든 작업"이라며 "도로 구조상 해결할 방법이 없어 시설이 잘 돼 있는 좌안 둔치를 이용하라고 안내를 드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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