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억'소리 나는 '그들만의 그린' 사라진다

입회금 반환, 내장객 감소 등…회원제 골프장 자금난 심각

경기 침체로 인한 회원권 분양실적 저조, 입회금 반환 시기 도래로 인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신설 회원제 골프장들 가운데 대중제로 전환하는 골프장들까지 나오고 있다.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해서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수익성 제고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이미 회원제였던 성주 헤븐랜드CC가 롯데그룹이 인수를 하면서 성주스카이힐CC로 이름을 바꾸는 동시에 대중제로 전환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남 순천의 파인힐스골프장도 대중제로 전환에 성공한 케이스다. 입회금 반환 요청이 쇄도하고 내장객 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퍼블릭으로 변신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회원제의 고품질 서비스에 대중제의 저렴한 그린피가 장점이다.

회원제가 이처럼 퍼블릭에 매력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입회금 반환 대란 때문이다. 장기 불황, 신설 골프장 급증으로 골프회원권 시세가 급락하면서 대다수 골프장이 입회금 반환 요청에 시달리고 있다. 반환 기간이 도래한 골프장만 전국에 100개가 훨씬 넘는다. 이 가운데 입회금 반환 능력이 있는 골프장은 찾기 힘들다. 곳곳에서 골프장과 회원들 간에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돌파구로 대중제 전환을 찾아낸 것이다. 어차피 입회금 반환을 한다면 퍼블릭으로 바꿔 보다 낮은 그린피로 경쟁력을 높여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대중제 전환에는 걸림돌도 가로 놓여 있다. 입회금을 반환할 자금력이다. 결정적인 장애물이다. 금융기관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성공할 경우 대중제 전환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골프장들이 부지기수다. 성주 롯데스카이힐이나 순천 파인힐스는 든든한 모기업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그래선지 전국에 산재해 있는 신설 회원제 골프장에서는 골프장 측과 회원들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골프장 경영권 다툼으로 싸움이 번져나간다. 입회금 원금 보장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회원들이 자구책으로 골프장 인수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지역에서는 칠곡의 파미힐스CC에 그런 선례가 있다. 하지만 일정 부분 회원들의 희생과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동의 도출이 쉽지 않다.

이도 저도 어려울 경우 새로운 경영 주체를 구해보자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회원들의 금전적인 손해가 뒤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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