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4일 호주전에서 네덜란드전 패배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시원한 2루타로 포문을 열며 타선의 폭발력에 불을 붙였다.
류중일 감독은 위기탈출과 분위기 반전의 카드로 이승엽을 이날 1루수 3번타자로 선발 출전명단에 이름을 써넣었다.
위기 때마다 한 방을 터뜨리며 '기적'을 일궈냈던 관록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이승엽은 굵직한 국제대회서 스타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일본과의 3'4위 결정전 때 0대0으로 팽팽하던 8회 2사 1, 3루서 좌중간 2루타를 날려 한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2006년 제1회 WBC 1라운드 일본과의 경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8회 결승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온 국민을 환호하게 했던 장면은 시간이 지나도 오롯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네덜란드전에서 벤치에서 대기하다 7회 대타로 나와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이승엽은 4일 호주가 선발로 오른손 투수를 내세우자 선발 출격 명령을 받았다.
류중일 감독은 물론 국민의 마음을 읽었기에 이승엽은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며 침체된 타선에 공격 신호를 보냈다.
1회초 1사 1루에서 중견수 옆 2루타를 날려 2, 3루 기회를 엮으며 대표팀의 WBC 첫 득점에 다리를 놨다. 이승엽은 이후 김현수의 좌전 적시타 때 앞선 주자 정근우에 이어 홈을 밟았다.
3대0으로 앞선 2회에는 2사 2루에서 우측 라인을 따라 흐르는 2루타로 타점을 올렸고 9회 마지막 타선에서도 안타를 때려내며 대만전 타격감까지 조율했다.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이날 MVP에 선정됐다. 경기 초반 그의 2루타 두 방이 터졌기에 대표팀은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고, 그 공로가 인정됐다.
이승엽은 "타선이 침체돼 첫 타석부터 기회가 오면 풀 스윙으로 무조건 주자를 늘리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2라운드 진출을 확정 짓지 못한 만큼 웃기에는 이르다. 대만 투수를 연구해 어떻게든 6점 이상의 차이로 이기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날 선발 투수 송승준이 4이닝 동안 무실점 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고 박희수'노경은'정대현'손승락'오승환이 무결점 투구를 잇는 완벽투를 뽐냈다.
1회 만루 때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은 대표팀은 손아섭의 3루수 땅볼로 한 점을 추가했다. 2회에는 이승엽이 우측 라인을 따라 흐르는 2루타로 추가점을 보탰고, 7회 이대호의 좌전안타로 5대0까지 점수를 벌렸다. 9회 1사 1, 3루에서 최정의 3루수 땅볼로 점수를 보탠 대표팀은 6대0으로 호주전을 마감했다. 지명타자로 나선 4번 이대호는 볼넷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만점활약을 펼쳤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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