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승하면 개막전 2연패, 삼성 '얄궃은 징크스'

작년 이어 2연속 연패…배영수·윤성환 연속 투입, 최강 마운드 쓰라린 좌

3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두산전에서 삼성 박석민이 1회말 2타점 2루타를 친 뒤 김재걸 코치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3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두산전에서 삼성 박석민이 1회말 2타점 2루타를 친 뒤 김재걸 코치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우승하면 개막전에서 진다?'

삼성 라이온즈가 2년 연속으로 개막 2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삼성은 3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3대7로 패했다. 30일 개막전에서 두산에 4대9로 진 삼성은 개막 2연전을 모두 패하며 프로야구 개막을 기다려온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주지 못했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로써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이듬해 개막전 연패라는 얄궂은 징크스를 남기게 됐다. 삼성이 시즌 시작을 망친 건 1999년 한화와의 개막 3연패(당시는 개막 3연전)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LG에 2연패를 당한 뒤 이어진 KIA와의 광주 원정 2차전에서 겨우 승리해 3연패 뒤 첫 승을 거뒀다.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돈 삼성은 6월 중후반부터 힘을 내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일단 출발은 지난해와 똑같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시즌 초반 흔들리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치고 올라갈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다행히 삼성은 9구단 출범으로 말미암은 경기일정에 따라 이번 주초 경기가 없어 2연패 충격을 씻어낼 시간을 벌었다. 5일 신생팀 NC 다이노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시즌 첫 승 사냥에 나설 류중일 감독은 "두 경기서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휴식기간 팀을 정비해 다음 경기부터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연이틀 최강으로 자부했던 마운드가 무너지며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더욱이 불안감을 안고 있던 불펜 쪽이 아니라 믿었던 선발 쪽이라 충격은 컸다.

30일 삼성은 개막전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배영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두산 오재원과 김현수에게 만루 홈런(8실점)을 맞으면서 무너졌다. 31일에는 가장 안정된 투구를 한다는 윤성환이 3⅓이닝 동안 4실점 하며 조기 강판당했다.

윤성환은 31일 1회 2점을 뽑아낸 타선의 도움으로 상큼하게 출발하는 듯했으나 2회 곧바로 오재원에게 3루타를 맞은 뒤 허경민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1실점 했다. 3회에는 연속 안타를 허용하고서 맞은 만루 위기서 김동주에게 유격수 땅볼로, 이어나온 홍성흔에게 좌중간 2루타로 각각 실점하며 초반 리드를 이어가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삼성은 3회 최형우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으나 5회 1사 1, 2루 때 2루수 신명철의 어정쩡한 수비가 빌미가 돼 3실점 하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한 홍성흔의 타구를 신명철이 제자리서 처리하려다 불규칙 바운드가 돼 안타를 만들어줬다. 병살 처리 가능한 공을 안타로 만들어줘 분위기를 두산에 넘겨줬다.

시범경기서 극심한 침체를 보였던 타선은 톱타자 배영섭과 중심타선에 포진된 최형우, 박석민이 활발한 공격력으로 우려를 씻어냈다. 배영섭은 2경기서 9타수 5안타(타율 0.556)로 공격 포문을 열었고, 박석민은 8타수 4안타(0.500) 1홈런 4타점으로 만점활약을 펼쳤다. 최형우도 7타수 3안타(0.429) 2타점으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8타수 1안타(0.125)로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한편 삼성을 꺾은 두산과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거머쥔 롯데, 삼성 이적생들이 맹활약한 LG가 2승씩을 거둬 선두로 나섰고 한 경기씩을 주고받은 KIA와 넥센이 1승1패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과 SK, 한화는 2패로 개막 2연전을 마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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