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설탕·맥주… 47개 산업 독과점

공정거래위 시장구조 조사

자동차, 정유, 설탕, 맥주 등의 사업에서 대기업 독과점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현상에도 고용은 2008년 이후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발표한 '2010년 시장구조 조사' 자료를 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독과점 구조를 유지한 산업은 47개에 달했다. 승용차, 화물차, 정유, 담배, 설탕, 커피, 맥주, 위스키 등이 독과점 산업에 해당했고, 이들 산업은 상위 1개 사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 사의 점유율이 75% 이상이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설탕과 맥주는 상위 3개사의 시장집중도가 100%였다. 담배는 99.8%, 화물차 99.7%, 판유리 98.1%, 위스키 89%, 비료 83.1%로 뒤를 이었다.

독과점 산업은 이익률이 높고 내수 집중도가 높지만 해외 개방도와 연구개발투자는 매우 낮다. 또 가격 남용 등 시장지배력 행사 가능성이 높아 공정위의 집중적 시장 감시 대상이다.

독과점 산업의 평균 순부가가치비율(이윤율)은 31.1%로 제조업 평균 26.8%보다 높았지만, 평균 연구개발비율은 1.4%로 제조업 평균 2.1%에 미치지 못했다. 국외개방도도 19.6%로 제조업의 23.0%보다 낮았다. 당연히 내수집중도는 77.4%로 제조업 전체 평균 35.3%의 2배 이상으로 내수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규모기업집단의 매출액은 2008년 498조원, 2009년 553조원, 2010년 586조원으로 매년 늘어 1980년대 이후 완화되던 재벌의 경제력 집중 현상이 2000년대 들어 다시 심각해지고 있다. 반면 종사자 수는 2008년 44만5천명에서 2009년 45만7천명으로 늘었다가 2010년에는 오히려 44만1천명으로 2008년보다 줄었다. 전체 고용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8년 18.0%에서 2009년 18.5%로 늘었다가 2010년에는 16.6%로 떨어졌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진출한 산업은 높은 시장집중도를 나타내고 있다"며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나 불공정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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