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러분의 생각은?]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

힘든 국민 생각해 투철한 소명의식 가져야

나에게는 2명의 조카가 있다. 4년제 대학을 나와서 한 명은 국립대 병원에 간호사로 취업을 했고, 한 명은 기업에 취직했다. 하지만 둘 다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이 되겠다며 팔공산 기슭에 있는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고시원 들어가는 날, 짐을 옮겨다주면서 나는 안타깝고 애틋한 생각이 들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요즘 공무원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소위 9급 공무원만 하더라도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하물며 최소한 3급 이상(국장) 공무원들이거나 그에 준하는 사람들인 고위 공직자가 되기란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국가나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끼치는 집단이라 할 수 있는 고위 공직자들은 정말 대단하고 유능한 사람들일까? 영향력이 크다 보니 최근 '성 접대 파문'에서 보듯 매번 그들을 둘러싼 이권과 욕심들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소음들이 발생한다. 분명 그들은 오랜 기간 남들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해왔기에 그 자리까지 왔을 것이다. 그러나 눈앞의 작은 욕심 탓에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자신과 가족의 명예, 그리고 안정된 직장까지 잃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공직자 윤리법, 재산공개 등 사회적 보완제도들이 많이 있다고 하지만 사람의 간사한 머리를 이길 수는 없다.

고위직이 되면 주위의 수많은 청탁과 유혹들이 따를 것이고 또 왜 나만 청렴해야 하나 하는 회의도 들 것이다. 그러나 불공정하고 도덕적이지 않은 사회적 룰 때문에 고통받는 수많은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다시 한 번 공직자 스스로가 초심을 되새기고 투철한 소명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정부 역시 고위 공직자 인사에서 도덕성을 최우선적으로 두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박근혜 정권의 탄생 배경에서도 도덕성이 가장 큰 경쟁력이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도 팔공산 기슭에서 공무원이 되겠다고 하얗게 밤을 지새우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표이자 멘토가 되는 멋진 공직자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김홍선(대구 수성구 황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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