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정치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여성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각국의 사회 각 분야에서 리더의 위치에 올라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여성적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그렇다면 '여성적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리더십이란 '공통의 목표 달성에 이르도록 타인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다. 이런 리더십은 '공통의 목표에 이르도록 앞장서서 타인들을 끌고 가는 유형'과 '공통의 목표에 이르도록 타인들을 독려해서 함께 가는 유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때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연상시키는 전자의 유형을 남성적 리더십이라 부를 수 있다면, 공감해주는 지도자를 연상시키는 후자의 유형을 여성적 리더십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성적 리더십에 대한 몇 가지 오해들이 있다. 일단 성별이 여성인 리더가 발휘하는 리더십이 무조건 여성적 리더십이라 여기는 오해다. 구약 성경에 따르면 한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의 사사, 즉 지도자 역할을 담당했던 '드보라'라는 여성은 남성 장군들조차 전투를 두려워하고 있던 상황에서 용감하게 군대를 이끌고 나아가 전쟁에 승리를 이끈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보여준다. 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결단한 것에 대해서는 끈질기게 밀고 나가는 추진력으로 유명하다. 그러므로 여성 리더가 갖추고 있는 리더십이 꼭 여성적 리더십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적 리더십을 유약한 리더십으로 생각하는 오해가 있다. 이것은 아마도 여성적 리더십이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소개되고, '여성적'이라는 어휘를 종종 '유약하다'는 뜻을 완곡하게 드러낼 때 사용하는 관례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설득과 공감은 결코 유약함을 가리키지 않기에 이는 심각한 오해다.
요컨대, 여성적 리더십이란 여성에게 국한된 것도 아니고, 유약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공감'소통하는 방식의 지도력을 가리키는 개념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정보화, 지식화 사회가 되면서 이제 남성적이고, 카리스마적인 리더십보다는 이러한 여성적 리더십이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강하게 요청되는 상황 속에서 리더십도 주도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것보다 타인과 공감하는 부드러운 리더십, 즉 여성적 리더십이 필요하게 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성적 리더십을 잘 갖춘 리더를 한국 사회에서 아직까지는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현대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문제들에 관한 효과적 대응은 기대하기 어렵다.
최정숙 대구YWCA회장 jschoi812@daum.net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