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출기준 없는 발암물질 마시는 대구

대구지역에서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화학물질 중에 발암물질이 대량 섞여 있고 발암물질 중 대부분이 배출기준조차 없이 확산돼 기준 선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화학물질 대기배출량은 달서구와 서구, 북구, 달성군 등 산업공단이 밀집한 일부 지역에 몰려 있는 반면 중구와 수성구, 남구 지역은 아예 배출량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대기 생활환경의 지역 차이가 극심하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0년 대구지역 화학물질 대기배출량은 156만1천99㎏으로 이 가운데 서구(41.5%, 64만7천312㎏'18개 물질)가 제일 많았다. 다음으로 북구(20.6%, 32만2천159㎏'9개 물질), 달서구(19%, 29만7천689㎏'41개 물질), 달성군(18.3%, 28만6천114㎏'35개 물질), 동구(0.5%, 7천825㎏'4개 물질) 순이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화학물질 대기배출량 중에 발암물질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2010년 대구지역 화학물질 대기배출량의 14.6%인 22만5천46㎏이 발암물질이다.

이 발암물질들 역시 일부 지역에 쏠려 있다. 전체 발암물질 중 37.8%인 8만4천986㎏(3개 물질)이 서구에서, 36.4%인 8만1천948㎏(11개 물질)이 달서구에서 나와 이 두 지역이 대구시 발암물질 대기배출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달성군에서 25.1%인 5만6천575㎏(9개 물질)이, 동구에서 0.7%인 1천536㎏(2개 물질)이 2010년 한 해 동안 배출됐다.

더 큰 문제는 발암물질 중 98.6%인 22만1천903㎏이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기준조차 없다는 것이다. 서구의 경우 사염화탄소 1만379㎏, 클로로포름 7만4천593㎏ 등 발암물질 배출량의 99.9%인 8만4천973㎏은 배출기준이 없다. 달서구는 아세트산 비닐 3만250㎏, 클로로포름 2만2천429㎏, 트리클로로에틸렌 1만6천740㎏ 등 99.3%인 8만1천416㎏, 달성군은 트리클로로에틸렌 5만4천886㎏ 등 98.1%인 5만5천516㎏이 배출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공기 중으로 확산됐다.

대구지역에서 기준 없이 배출되는 발암물질 중 아세트산 비닐은 2004년 1만8천700㎏에서 2010년 3만200㎏으로 160%, 클로로포름은 같은 기간 6만8천400㎏에서 9만7천㎏으로 140% 늘어 기준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2008년부터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를 실시, 사업장마다 배출허용총량을 할당하는 등 2012년 말 기준으로 300여 개 사업장이 참여하고 있다. 반면 대구는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영남대 백성옥 교수(환경공학과)는 "소규모 인쇄소 등 영세한 사업장은 조사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에 실제 발암물질을 포함한 화학물질의 대기배출량은 통계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조사 대상 업체의 규모를 따지지 않고 배출 총량으로 규제하면서 발암물질에 대한 배출기준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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