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더불어 살아온 90년

2013년 4월 21일은 대구YWCA가 90번째 맞이하는 생일입니다. 우리 나이로 치면 91세, 100세를 바라본다는 망백(望百)이니, 이 지역에 터를 닦고 세상과 어깨동무하며 걸어온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대구YWCA는 한국YWCA 창립 다음해인 1923년, 신명학교 학생운동, 기독운동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의 암울했던 시대 상황을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이, 특히 여성들은 그 존재 가치조차 인정받기 어려운 시기였고, 이 척박한 땅에 세워진 YWCA는 우리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들에게는 한줄기 빛이었습니다. 여성에게도 인권이 있음을, 그리고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기를, 우리 사는 세상이 정의롭고 평화롭기를 갈망하며 내디뎠던 한 걸음 한 걸음이 90년이란 시간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무릇 역사를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던가요? 과거 우리의 어머니들이 일군 땀과 눈물과 헌신의 터 위에서 지금의 우리는 고귀한 삶의 터전을 더욱 잘 가꾸도록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우리의 딸과 그 딸들에게 힘겨웠지만 즐거웠던 인고(忍苦)의 시간들에 대해 들려줄 것입니다. 그리고 삶의 올바른 가치와 희망을 물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3천70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는 대구YWCA는 지역사회와 끊임없는 소통을 위해 노력해왔고, 또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이 있으면 가장 먼저 달려가 손을 내밀어왔습니다.

청소년쉼터 및 노인복지센터, 지역자활센터와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운영해왔으며 더 나아가 새터민, 결혼이민여성 지원 등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아나바다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민들레가게를 개업하였고, 취약계층과 노약자들을 위한 착한 치과를 개원하여 무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 어린이와 저개발국가 여성지도력 계발을 위한 지원활동도 꾸준히 전개해오고 있습니다.

YWCA 100년을 바라보며, 우리는 또다시 변화를 통한 도약을 꿈꾸어 봅니다. 그것은 낮은 자세로 귀를 열고 세상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오늘 4월 19일 대구YWCA 90주년 기념식 후에는 YWCA운동의 발원지를 답사하고, 5월 25일에는 평화행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상의 이야기를 들으며 실천적 의지를 다지기 위함이며, 세상과의 소통의 방법,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계기로 삼고자 함입니다.

지난 90년의 활동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향해 더욱 힘차게 나아가는 대구YWCA가 되도록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많은 성원과 지지를 부탁드리며, YWCA가 좀 더 나은 삶의 공동체로서 지역민의 사랑을 듬뿍 담아 부를 수 있는 이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정숙 대구YWCA회장'대구백화점상무 jschoi81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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