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학=취업, 사관학교를 잡아라

두 달 남은 전형 어떻게 준비할까

통계청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층 고용률은 38.7%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4%포인트 하락하는 등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은 형편인데다 현재 상황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는 대학으로 젊은이들이 몰리는 것은 이 같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최근 사관학교와 경찰대학이 고교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가 지난해 경쟁률이 22.1대 1로 27년 만에 최대 수치를 기록했고, 해군'공군'간호사관학교도 경쟁률이 20대 1을 훌쩍 넘겼다. 경찰대학의 경우 무려 6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이들 학교의 입학전형이 시작되기까지 두 달여 남짓한 기간이 남았다. 각 학교의 전형 방식과 대비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복수지원 제한 없어 더 매력적, 지원 자격은?

육'해'공군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와 경찰대학은 취업난 속에 진로가 보장돼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사관학교와 경찰대학은 졸업 후 각각 군 장교, 경찰 간부로 근무한다. 학비가 4년간 전액 지원돼 경제적 부담도 적다. 일반 대학과 달리 복수 지원 제한이 없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이들 대학 지원 여부 또는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 대학의 수시'정시모집에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다. 수험생 입장에선 대학 지원 기회가 한 번 더 생기는 셈이다.

모집 시기도 일반 대학보다 빠르다. 올해 경우 6월 24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하는데 사관학교 경우 1차 학과 시험은 7월 27일 실시하고, 경찰대학은 8월 3일 치른다. 시험 시행까지 남은 기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고교 중간고사를 마치자마자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자체 학과 시험이 수능시험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돼 왔지만 어차피 지원자들 간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들 학교의 지원 조건 중에는 연령 제한이 있다. 육'해'공군사관학교와 경찰대학은 17세 이상부터 21세 미만(1993년 3월 2일부터 1997년 3월 1일 사이 출생)인 사람만 지원 가능하다. 다만 국군간호사관학교는 17세 이상부터 22세 미만의 미혼 남녀만 지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5개 학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년도의 모집 인원을 그대로 유지한다. 2013학년도 육군사관학교 경우 310명(남자 280명, 여자 30명), 해군사관학교는 160명(남자 144명, 여자 16명), 공군사관학교는 175명(남자 158명, 여자 17명), 국군간호사관학교는 85명, 경찰대학은 120명(남자 108명, 여자 12명)을 선발했다.

입학 경쟁률이 꾸준히 상승, 이들 학교에 발을 들여놓기는 쉽지 않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선발 인원이 남학생보다 훨씬 적은 가운데 많은 인원이 지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자 생도 입학 경쟁률은 육군사관학교 37.8대 1, 해군사관학교 52.2대 1, 공군사관학교 51.4대 1을 기록했다. 특히 경찰대학 여자 생도 입학 경쟁률은 142.2대 1로 역대 최고 수치에 이르렀다.

준비 과정도 만만치 않다. 1차 학과 시험부터 체력검사와 면접, 수능시험, 학생부 등 신경 쓸 전형 요소가 많기 때문. 연구소 김 소장은 "경찰대학과 사관학교에 진학하면 일반 대학과는 다른 특수 환경에서 생활하게 되기 때문에 지원 전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며 "성적 외에도 준비할 서류가 많아 관련 정보를 미리 챙기고 면접, 체력 검정 등에도 일찌감치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3단계 전형 방식, 수능 외에 별도의 학과 시험 치러야

사관학교와 경찰대학의 전형 방식은 기본적으로 유사하다. 1단계에서 별도의 학과 시험을 치르고 2단계에서 신체'체력검사, 면접 등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1, 2단계 성적에다 수능시험 성적까지 더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4개 사관학교들은 1차 학과 시험 문제를 공동 출제해 동시에 치른다. 국어, 수학, 영어 영역으로 나눠 수능시험 유형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영어 영역 경우 듣기와 말하기 문항은 제외된다. 육'해'공군사관학교 경우 인문계열 수험생은 국어 B, 수학 A, 영어 B 유형을 치러야 하고 자연계열 수험생은 국어 A, 수학 B, 영어 B 유형으로 응시해야 한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계열 구분없이 국어 A, 수학 A, 영어 B 유형에 응시하면 된다.

경찰대학은 1단계에서 학과 시험으로 국어, 수학, 영어 영역을 치르는데 총점 순으로 모집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한다. 영역별 문항 수는 국어와 영어가 각 45문항, 수학은 25문항. 출제 범위는 국어와 영어 경우 A, B형 전체이고 수학은 상'하 및 A형이다.

육군사관학교와 경찰대학은 최종 성적 산정 때 1차 시험 성적을 각 5%, 20% 반영한다. 해'공'국군간호사관학교는 최종 선발 때 1차 시험 성적 우수자에게 일정 가산점을 부여한다. 해군사관학교는 상위 10% 이내인 지원자를 10개 등급으로 구분해 1~10점의 가산점을 주고, 공군사관학교는 상위 2등급 이내인 지원자에게 최종 성적 산출 시 1~20점의 가산점을 준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상위 5% 이내인 지원자를 5개 등급으로 구분, 3~15점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육'해'공군사관학교와 국군간호사관학교는 1차 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8, 9월 2단계 적성시험을 치른다. 경찰대학은 10월에 2단계 전형을 실시한다. 조를 나눠 이틀 동안 적성'신체'체력검사와 면접시험 등을 진행한다. 신체검사는 합격'불합격 판정의 자료로만 활용되고 체력검사와 면접시험은 합격'불합격 결정 후 최종 사정에 반영된다.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3단계 과정은 수능시험 이후 2단계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수능시험과 학생부, 2단계 성적과 1차 학과 시험 성적(가산점 포함)을 합산한 총점 순서로 합격자를 가린다.

수능 성적 반영 방법도 눈여겨봐야 한다. 육'해'공군사관학교는 표준점수를 적용하는데 인문계열 경우 국어 B, 수학 A, 영어 B, 사회탐구 성적을 반영하고 자연계열은 국어 A, 수학 B, 영어 B, 과학탐구 성적을 활용한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수능시험 응시 계열 구분없이 모집하되 B형 응시자에게 국어 5%, 수학 15% 가산점을 주고 과학탐구 응시자에게는 10%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경찰대학은 수능시험에서 국어, 수학, 영어 영역 중 필수적으로 B형 2개를 선택하도록 했다. 탐구영역은 2과목이 필수다. 표준점수 500점 만점으로 A형 120점, B형 150점, 사회'과학탐구 80점을 반영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들 학교 경우 원서 접수에서 최종 합격자 발표 사이 기간이 5, 6개월이나 되기 때문에 그동안 학습 흐름과 긴장감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1차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각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기출 문제를 풀면서 문제 유형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며 "면접은 집단 토의나 주제 토론을 염두에 두고 친구들과 함께 꾸준히 연습,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익혀둬야 한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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