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에 62세의 재즈 트럼펫 연주자이자 가수인 루이 암스트롱이 '헬로, 달리!'란 곡으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이는 지금까지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최고령 가수의 1위 곡으로 남아 있다. 35년 뒤인 1999년에 52세의 여자 가수 셰어가 '빌리브'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셰어 역시 이 곡으로 최고령 여자 가수 1위의 기록을 갖게 됐다. 또 2011년 9월에는 85세의 재즈 가수 토니 베넷이 '듀엣 Ⅱ' 앨범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 싱글과 앨범을 통틀어 최고령 1위 기록의 보유자가 됐다.
이들이 놀라운 기록의 주인공이 된 데에는 독창성을 바탕으로 음악적 정진을 끊임없이 추구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암스트롱은 트럼펫 즉흥 솔로 연주를 통해 재즈의 지평을 넓혔고 가수로서 스캣 창법을 처음으로 구사했다. 셰어는 1974년 빌보드 1위에 오른 이후 25년 만에 시대와 호흡하는 음악을 들고 나와 이전의 성공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렸다. 토니 베넷 역시 60여 년간 활동하며 수많은 음악적 성취를 이뤘지만 85세 때 처음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63세의 가수 조용필이 10년 만에 발표한 19집 앨범 '헬로'가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록곡 '바운스'와 '헬로'가 잇따라 음원 차트 1위를 석권, 국내 최고령 가수 1위의 기록을 세웠고 출시 당일 음반 2만 장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그의 음반을 구매하려고 팬들이 새벽부터 장사진을 친 것은 음원 판매에 주력하는 지금의 음악 유통 시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진풍경이었다.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젊은 감각의 음악을 들고 나와 세대 구분 없이 열광하게 하는 음악적 저력이 돋보인다.
'조용필 바람'은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고 있다. 이를 분석하느라 음악에 대한 개방성과 안주하지 않는 자세, 그에 대한 젊은 세대의 감동, 영웅을 갈구하는 사회적 심리 등이 어우러졌다는 등 진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언제부터인가 '가왕'이라고 불리는 조용필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싸이에 이어 우리 대중음악을 풍성하게 살찌우고 새로운 의미를 더함으로써 그의 존재감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러고 보면 '가왕'이라는 영예로운 별명도 그의 존경할 만한 음악적 여정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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